20대의 나에게 부치는 편지: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사실들
우리는 참 많은 돈을 소비에 사용한다. 하지만 그 소비들이 모두 좋은 소비들일까?
사놓고 입지 않은 옷, 잠깐의 귀여움을 위해 샀던 소품과 인형, 남들이 좋다고 해서 샀던 물건들. 결국 쓸모를 다하지 못한 채 방 한구석에 방치된 물건들은 단순히 금전적인 낭비를 넘어 나의 감정 에너지를 소모시켰다. 잠깐의 충동으로 산 물건들을 바라볼 때마다 '저걸 왜 샀지?'라며 자책하기도 하고, 여러 부정적인 생각이 쌓여 결국 무의식적인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하지만, 꼭 필요한 소비하는 습관을 가지면서 나의 마음도 정돈되기 시작했다.
심플한 소비는 곧 심플한 감정을 만든다. 불필요한 물건들이 사라지니, 그 자리에 더 많은 여유와 만족이 채워졌다. 절약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행위가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방향을 정비하는 삶의 훈련인 것이다.
또한, 우리는 100세시대를 살아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기간을 기준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만 25세 기준, 우리의 경제적 생산 가능 기간은 짧게는 20년 ~ 길게는 35년 정도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75년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대, 혹은 30대인 지금이야말로 평생의 경제적 안정을 준비할 적기인 셈이다.
물론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라며 부업을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가장 먼저 시도해볼 것은 생활비를 줄여서 잉여소득 확보하고, 그 돈을 '저축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돈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은 돈은 중력처럼 더 많은 돈을 끌어당긴다. 이미 모은 돈이 이자를 낳고, 이자가 또 이자를 낳는다. 시작이 어렵지 일단 시작하고 나면 그 다음은 생각보다 쉬울 것이다.
이 장에서는
① 소비의 기준을 재정립하고
② 저축을 '자유를 위한 씨앗'으로 받아들이며
③ 꾸준히 저축을 실천할 수 있게 만들어준 나만의 저축 시스템을 공유하고자 한다.
저축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왜 저축을 해야 하는지 나만의 이유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단순히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지'같은 막연한 동기는 금세 흔들리기 마련이다. 이유 없는 행동은 금방 포기하기 마련이며, 가까스로 모은 돈은 금방 흩어져버린다. 목표를 설정해야 방향이 생기고, 방향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힘이 생긴다. 내 집 마련,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 버킷리스트 달성, 해외 여행 자금, 원하는 물건 구입 등 어떤 이유도 상관 없다. 목적이 무엇이든 '나만의 저축 목표'를 분명히 갖고 있다면 꾸준히 저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저축 목표는 장기적인 목표와 단기적인 목표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단기 목표는 즉각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장기목표는 전체적인 방향을 잡아준다. 나의 경우는 단기 목표는 '내 집 마련'이며, 장기 목표는 '경제적 이유로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로 설정하였다. 이 목표들은 내가 불쑥 올라온 소비욕구로 흔들릴 때마다 방향을 잡고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질 나쁜 소비는 대부분 결핍의 감정에서 시작된다. SNS 속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다 보면 내가 가진 것은 늘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는 자존감을 갉아먹고, 모방소비를 하게 만들며, 결핍감을 채우기 위한 질 나쁜 소비로 이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 단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SNS 속에서 나와 책상에 앉아보아라. 당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 누리고 있는 것들을 종이에 적어보아라. 그렇게 당신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남들을 따라하며 더 가지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기'를 연습하는 순간, 새로운 소비의 욕망은 줄어든다. 나아가 감사하는 마음이 곧 절약과 연결되어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자유를 함께 쟁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때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졌지만, 현실적으로 매일을 무지출로 보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무지출보다는 지속가능한 저지출을 만들어나가는 데 중점을 두었다. 중요한 건 무조건적으로 소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소비 기준을 정하고 그에 맞추어 소비하는 것이다.
나의 소비의 기준은 단순하다.
① 이게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
② 현재의 기분에 휩쓸려서 사려는 건 아닐까?
③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해서 사려는 건 아닐까?
이 질문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적절한 소비인지 인지할 수 있게 되었고, 불필요한 소비를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가계부를 작성하는 건 절약과 저축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을 실어준다. 한 달 가계부를 돌아보며 지출의 유혹을 참은 나를 칭찬해주거나 소비과정에 대한 피드백 과정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 작성은 생각보다 번거롭기 때문에, 최대한 쉽게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한다. 따라서 엑셀이나 수기작성 보다는 핸드폰 어플을 이용하여 작성해보도록 하자.
저지출은 처음이 어렵다. 차근차근 지출을 줄이는 단계를 밟아간다면 저지출을 이어가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아이폰 유저 추천: 위플 가계부
▶ 갤럭시 유저 추천: 뱅크샐러드
직장에 출근하면 이상하게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진다. 사무실 한 켠에 믹스커피도 있고, 카누도 있지만 뭔가 부족하다. 테이크아웃 컵에 아메리카노를 담아 빨대를 꽂고 마셔야 진정으로 커피를 마신 것 같다.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들과 커피 한 잔, 지출 4,000원. 작은 금액이라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역시 카페인이 들어가니 살 것 같군. 커피를 쪽쪽 빨며 회사로 다시 복귀한다. 하지만 매일 이 소비가 반복된다면 어떻게될까?
4000원 * 365일 = 1,460,000원
평상시 물흐르듯 나가는 작은 돈도 모아놓고보면 큰 돈이 된다. 평상시 매일 커피를 마시거나, 소액결제를 많이 한다면 유혹을 참고 해당하는 금액만큼 '소비 참기 계좌'에 이체해보아라. 당신의 작은 절제가 미래의 큰 여유로 바뀌어 돌아오게 될 것이다. 단순 저축용도로 사용하기보다 미래의 큰 지출을 막는 용도로 사용하고 싶다면, 이 계좌를 다음 글에서 설명할 '행복 비용'과 연동하여 사용해도 좋다.
* 카페는 1시간 이상 앉아 독서, 공부, 내면탐구 등 생산적인 일을 하러 가는 장소로 적극 활용하라.
▶ '토스뱅크 모으기'를 이용한다면, 새로 계좌를 개설할 필요 없이 매일, 매주, 매달 자동으로 모으기를 이용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