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뛰놀며 배움과 즐거움을 마음껏 누린다는 것은, 스스로 꿈을 찾아 세상의 문을 여는 것과 같다.
자연에서 뛰어놀게 하며, 책을 읽히는 아날로그 방식의 학습이 자녀에게 이롭다는 것을 안다. 아날로그의 소중함은 말은 더해도 부족함이 없다. 세상이 편리해지고 디지털이 모든 것을 대체하는 시대가 온다고 해도,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편리함보다 우선한 것,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따스한 시선과 감성, 엄마의 자장가 목소리, 가족 간에 느끼는 사랑을 통해 아이는 성장하며 배운다.
책 읽기는 뻔하지만 가장 확실한 공부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책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 그림책을 가지고 집을 만들고, 그 안에 누워 책을 읽었다. 집에 손님이 오면 책을 읽어 달라 했고, 새 책이 생기면 자랑을 했다. 밤이 늦도록 책을 읽고, 그만 자라고 하면 손전등을 들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밤새 책을 읽었다.
자기전에 읽어야 제 맛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생각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큰 아이는 책을 읽고 연극 대본을 만들어 가족들 앞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 그림책으로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놀이가 있으면 규칙을 만들어 놀이한다.
큰 아이에게 책 읽는 것이 왜 좋으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아이는 "책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알게 해 줘. 새로운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라고 말했다. 큰 아이는 학교를 진학할 때, 도서관이 가까운 학교를 선택했고, 하교하면 도서관으로 데리러 오라고 이야기했다.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기까지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책을 왜 읽어야 할까? 부모라면 조금씩은 다르지만 비슷한 이유들을 가지고 있다. 왜 책을 읽어야 하고, 왜 책을 좋아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어떻게 책을 좋아하게 하지?'라는 고민에 이르게 된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책은 놀잇감이었다. 나는 책 보다 더 재미있는 놀잇감을 집에 두지 않았다. 정형화되어 있는 놀잇감 대신, 블록처럼 형태를 상상하며 구현하는 놀잇감을 제공해 주었고, 아이들은 책에서 읽은 내용과 장면을 블록으로 구현했다.
아이들은 부모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책을 좋아한다. 고학년이 된 지금도, 아이는 부모에게 잠자리 독서를 요청한다. 잠자리 독서는 아이와 충분히 교감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즐겁게 읽어 준다.
아빠와 함께 하는 잠자리 독서
책은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읽게 해 주고 싶은 책이 생기면, 책을 빌려오거나 구매해서 책을 소파나 식탁, 책상 등에 올려 둔다. 며칠이고 오가며 책을 확인해 보다가 호기심이 생기면 읽고, 부모가 읽고 있으면 다가와 읽는다. 처음에는 놀이로 그다음에는 흥미로 차츰차츰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책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고민은 어떤 책을 보여 줄 것 인가였다. 아무리 좋은 책도 아이가 흥미가 없으면 읽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책을 직접 골라 읽어 주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관심을 따라 소재가등장하는 그림책으로 선별해 주었고, 조금 더 자란 후에는 장난감이나 소리 나는 책들이 없는 책방이나 도서관을 찾아가서 아이와 함께 책을 골랐다.
지금은 아이들이 꿈이 생기고 관심사에 따라 필요한 책을 함께 찾고, 스스로 찾아 읽는다. 아이의 꿈에 관심을 갖고 함께 즐거워해 준다. 아이들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직접 경험해 보기 위해 책을 찾아 읽는다. 어려서부터 차곡차곡 책을 놀이로 누렸다. 이제,아이는 책 속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스스로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방법과 길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