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숨 | 무조건적인 사랑과 인류애를 마주하다

- 자아초월 영성심리치유 홀로트로픽숨치료 1일차

by 오늘감각


영섬심리치유메쏘드의 하나인 홀로트로픽숨치료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정신분석과 심리상담 분야를 전공한 연인이 홀로트로픽 숨치료를 오랫동안 작업해오면서 경험한 다층적 치유경험을 그간 공유해 왔었는데, 영성치유탐구의 길을 가고 있던 나에게 꼭 한번 경험해보길 권하여 때마침 시기가 적절해 4월의 트숨 워크샵을 신청하게 되었다.


그동안 요가를 포함한 영성심리치유관련 메쏘드를 통해 신비체험이나 신성작업을 다양하게 경험하기도 했고, 직전에 유전자키 마스터과정을 통해 내면의 다층적 탐구와 그림자작업을 깊게 마주했던 터라 사실 트숨에 큰 기대감은 없었다. 비일상적 경험을 통한 내부 에너지의 확장과 기감 정도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것 같았다. 딱히 지금 당장 마주해야 하거나 해결하고자 하는 내면적 이슈는 없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홀로트로픽 숨치료란?

홀로트로픽 숨치료(Holotropic Breathwork)는 체코 출신의 정신과 의사 스타니슬라프 그로프(Stanislav Grof)와 그의 아내 크리스티나 그로프(Christina Grof)가 1970년대에 개발한 심리치료 및 자기 탐구 기법이다. 이 방법은 깊은 호흡, 음악, 그리고 신체 작업을 결합하여 비일상적인 의식 상태를 유도함으로써 개인의 내면 치유와 영적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홀로트로픽'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holos'(전체)와 'trepein'(움직이다)에서 유래되었으며, "온전함을 향한 움직임"을 의미한다.


주요 원리와 과정

홀로트로픽 숨치료는 빠르고 깊은 호흡(과호흡)을 핵심으로 사용한다. 참가자는 편안한 환경에서 누워서, 일반적으로 2~3시간 동안 의도적으로 빠르고 깊게 호흡을 하며, 이때 특별히 선곡된 음악이 경험을 이끌어간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호흡은 뇌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수준을 변화시켜 의식 상태를 확장시키고, 억압된 감정이나 무의식 속 기억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고 여긴다.

세션은 보통 그룹 형태로 진행되며, 참가자는 "호흡자"(breather)와 "도우미"(sitter)로 나뉘어 서로를 지원한다. 호흡이 끝난 후에는 경험을 통합하기 위해 만다라 그리기나 그룹 토론 같은 활동이 이어질 수 있다. 필요시 촉진자 혹은 시터가 신체적 긴장을 풀어주는 바디워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론적 배경

이 기법은 심층심리학(프로이트, 융 등), 인본주의 심리학, 그리고 자아초월 심리학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동양의 영적 전통샤머니즘 요소도 통합한다. 그로프는 특히 LSD와 같은 향정신성 약물 연구를 통해 비일상적 의식 상태의 치유 잠재력을 탐구한 후, 약물 없이도 유사한 상태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홀로트로픽 숨치료를 창안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주산기 경험(출생 과정의 기억)이나 초월적 체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효과와 주장

경험자들은 홀로트로픽 숨치료가 정서적 트라우마 해소, 스트레스 완화, 자아 인식 향상, 그리고 영적 깨달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증언한다. 경험 중에는 생생한 이미지, 감정의 분출, 신체 감각, 또는 과거 기억이 떠오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내면의 치유가 이루어진다고 바라본다.



한국트숨센터



일반 트숨과정으로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데, 집과 거리가 멀어 에너지 보호차원에서 센터 근처에서 숙박하며 워크샵에 참여하기로 하고서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여행 가듯이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새로운 경험을 위해 익숙한 집과 요가원 근처를 떠나다 보니 약간은 설레는 마음이 전신을 감돌았다.


홀로트로픽 숨치료는 국내에서 김명권 교수님과 황성옥 대표님이 트랜스퍼스널 숨치료, 즉 트숨이라는 타이틀로 "한국트숨센터"를 통해 안내하고 있었다. 그동안 몰라님(김명권 교수님)과 아리님(황성옥대표님), 그리고 트숨에 대해 주변 지인들과 연인에게 꾸준히 그 경험담을 들어왔던 터라 이전에 여러 번 트숨을 경험해본 경험자마냥 센터에 편안한 마음으로 입장했다. (다만 집으로부터 너무 먼거리에 센터가 위치해서 시작도 전에 체력적으로 위기를 맞을뻔했다... 대중교통 탈때마다 길을 헤메는 나로써 먼길을 나선다는것이 이미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다행히 네이버지도가 예측해준대로 1시간 30분만에 도착했다.)


대략 30명 정도 되는 인원수가 이번 일반과정에 참여했다. 그 중에는 이미 트숨 작업을 오래하신 분들도 있었는데, 대다수는 나처럼 이번 참여가 처음인 분들이었다. 각자 소개를 들어보니 대체적으로 비일상적 체험을 통한 깊은 내면작업이 참여를 하게 된 공통의 계기이자 의도였고, 일부는 비일상적 의식 각성상태 (신비체험)에 대한 호기심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각자만의 고유한 의도와 목적을 위해 한 공간에 모인 상황을 둘러보며 그 순간을 온 몸으로 감각하는데, 시공간이 왜곡되어 완전히 현실과 유리된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느낌이 온 몸을 압도했다. 참여자 개개인이 뿜어내는 격동의 에너지와 주파수가 공간을 가득채우면서 형이상학적인 느낌을 전하고 있었다. 기대가 없는 상태에서 곧 진행될 트숨의 첫 경험이 갑자기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트숨은 두명 혹은 다수가 브리더(breather)와 시터(sitter)라는 세션의 역할을 각각 맡아 서로를 보완하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경험을 마주하는데, 이 두 역할은 그룹에 참가자들이 역할을 바꿔가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일반과정에 참여한 30명 중 팀을 나누어 시터와 브리더의 역할을 배정받게 되었는데, 두명의 브리더와 한명의 시터로 그룹을 나누었고, 나는 나라라는 친구와 동규라는 친구와 한 팀이 되어 첫날은 브리더로서 트숨작업을 하게 되었다.


공간 내에 에너지적으로 안전함을 느끼는 구석에 자리를 잡아 매트와 이불을 깔고서 최대한 안락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주변을 세팅했다. 시작 전 보이차를 마시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마음 속으로 짧은 기원을 했다. 그리고 준비물이었던 안대를 챙겨 자리를 잡고서 작업의 시작을 기다렸다.



트숨 1일차 - 브리더 (breather)


안대를 끼고 편안히 자리에 누웠다. 곧 음악이 공간을 채우기 시작했고, 이불의 포근함과 리드미컬한 선율에 집중하며 천천히 호흡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음악과 공명하며 깊은 호흡을 반복하고 모든 감각을 내면에 몰두했다. 숨을 쉴 때마다 복부가 들썩이는 움직임을 느끼며, 호흡이 전신으로 퍼져가는 과정을 감각했다. 호흡이 다소 느리게 느껴졌는지, 아리님이 조금 더 빨리 하라는 주문을 주셨다.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느린 호흡에 집중하다가,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약 20분간 카발라바티식 호흡을 지속하자, 호흡이 간헐적으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스레 발생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특히 세이크럴 차크라와 태양신경총 차크라 사이에서 에너지의 역동이 강렬히 느껴졌고, 하단전이 단단해지며 동시에 확장되는 감각이 뚜렷했다. 보통 트랜스 상태에선 형이상학적인 형상이나 색채가 떠올랐지만, 이번엔 장면 대신 신체 내부의 에너지가 세밀하게 감지되는 방향으로 작업이 흘렀다.


30분쯤 지나자 신음소리와 함께 관계를 맺을 때의 느낌이 올라왔다. 물라반다 차크라가 뜨겁진 않았지만, 관계 중의 몸의 열감과 기분 좋은 황홀감이 온몸에 퍼졌다. 그 순간 연인의 사랑이 느껴졌고, 사랑 안에 내가 무한히 존재함을 감각하며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지금 내게 사랑만이 전부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 출처 - pinterest ]


지난 삶에서 나에 대한 객관적 인지와 통찰로 개체적 인간으로서의 정화 작업을 마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인지, 기대했던 개인적 차원의 이슈들은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 하단전 에너지가 활력으로 충만해지며,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1~3차크라 영역의 그라운딩을 기반으로 한 창조임을 깨달았다. 그 감각에 한동안 몰입하며 에너지의 작용을 탐구했다.


이후 서서히 가수면 상태로 접어들며 잠에 빠져들었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사람들의 포효 소리 속에서도, 나는 20~30분간 놀랍도록 평화로운 명상적 상태를 유지했다. 오감이 예민한 내가 이렇게 공감각적으로 압도적인 에너지장 속에서도 편안히 잠들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어느 순간 누워있는 자세가 답답하게 느껴졌고, 빠른 호흡을 다시 하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상체를 일으켜 앉은 자세로 바꾸자, 나를 둘러싼 외부 세계가 더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내부 감각을 예민하게 세우고 외부와 조율하며 빠른 호흡을 시작했다. 그 순간, 나를 감싸던 공간이 트숨을 위한 작은 공동체를 넘어 인류 전체로 확장되는 듯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절규와 포효, 밀도 높은 에너지들이 보편적 인간사의 희노애락으로 다가왔다. 초반 작업에서 개체적 자아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느꼈다면, 중반부부터는 개인성을 초월한 보편적 인류애로 확장된 것이었다. 숨을 가쁘게 쉬며 마음속에 여러 질문들이 떠올랐다.


“내가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통 속에서 처절히 절규하고 포효하며 상처 치유를 갈망하는 사람들, 자신의 아픔을 절실히 드러내는 그들을 눈앞에 두고, 나는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질문이 떠오르는 와중에도 호흡은 멈추지 않았다. 그 순간, 숨을 쉬는 행위 자체가 그들의 케케묵은 에너지를 정화하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내 몸은 공기청정기이자 정화조처럼, 존재하는 본연의 역할만으로 그들을 지켜보며 온몸의 감각으로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나의 내감(코어안정성)을 지키며
이들을 가슴으로 품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게 없어”


가슴으로 이들의 아픔을 받아들이는 순간, 두 눈에서 연신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가슴이 기쁨과 충만함 그리고 이를 포용한 사랑으로 가득찬 상태에서 말이다. 나 또한 이들처럼 아플 수 있고 고통스러울 수 있음을 받아들이면서, 이들과 나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됨 속에서 그저 현존했다.


[ 출처 - pinterest ]


“오늘 내가 마주할 수 있는 건 다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더 이상 작업을 지속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일었다. 마무리하고 싶어 안대를 벗고 천천히 눈을 뜨자, 여전히 작업 중인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삶의 한복판, 혹은 전쟁터 같았다. 연민과 함께 뭉클한 감정이 올라왔고, 일부의 경이로움과 환희도 느껴졌다.


그때 김명권 교수님이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내면 작업으로 돌아가라고 하셨다. 나는 다시 안대를 쓰고 싯다사나 자세로 명상에 몰입했다. 곧이어 30분가량 앉은 채로 평화로움, 안도감, 회복, 휴식, 신뢰, 사랑 같은 감정들을 다층적으로 느끼며 깊은 명상 상태를 유지했다. 이후 10분간 사바사나에서 수면 상태로 빠져들어 개운하게 잠에서 깬 후 작업을 마무리했다.



트숨 작업을 통해 무엇을 마주했는가?


사랑이었다. 작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마주한 경험은 존재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 단계의 사랑이었다. 시작은 개인적 차원의 사랑—관계, 접촉, 남녀의 합일—으로, 인간적으로 경험 가능한 근원적 사랑을 확인받은 듯했다. 의식적 자각뿐 아니라 무의식 속에서도 이 사랑이 충만함을 깨달았다. 그 이유는 사랑을 느끼는 동시에 감사함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곧이어 가슴이 열리며 보편적 인류애가 피어났다. 평소 타인에 대한 포용과 무조건적 사랑이 부족하고 자기애상태가 다소 과잉되어있던 나에게, 이 경험은 평면적인 사랑을 넘어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상위 차원의사랑을 열어주었다. 예전엔 영화나 예술 작품을 통해 인류애를 간접적으로 이해하고 상상으로 느꼈다면, 이번엔 내가 예수처럼 인류 전체를 관통하는 의식 속에서 홍익인간의 마음을 체험한 듯했다.


인류를 위한 눈물과 사랑은 지금 글을 쓰며 여전히 온몸에 생생히 흐른다. 내면 탐구와 자아 초월 작업으로 간절히 바라던 ‘하나됨(Oneness)’을 진짜로 경험한 것 같다. 이 하나됨은 관계에서의 깊은 연결감과 합일감이 무의식 속에서 이미 충족되었기에, 다음 단계인 우주적 사랑을 자연스레 마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첫날의 강렬한 트숨의 작업이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유전자키를 통해 인지한 나의 역할(life's work + core)과 소명(vocation)을 감각하게 된 날. 내 몸이 인류 전체의 경험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감각하며, 한층 더 깊게 열린 가슴 속 사랑이 충만한 채 숙소로 돌아와 간만에 아주 깊은 잠을 자며 충만한 밤을 보냈다. 내일의 트숨 작업을 기대하며.





http://www.instagram.com/breathingjuju_oury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