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날씨는 아름답다

by 온은주

며칠 전 일기예보가 그랬다. 이번주는 내내 흐리거나 비가 올 거라고.

설마, 또 틀리겠지 하며 웃었다. 정말로 며칠째 하늘이 흐려.

이슬비인가 싶으면 빗방울 쏟아지고, 잠깐 개는 듯하다가 다시 구름이 몰러와

창이 많고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집은 흐린 날에는 집이 어두워.

조명을 켜면 방안이 따뜻한 빛으로 채우면 회색빛은 어둠과 함께 사라지고 따뜻한 봄이 찾아온다.


오늘도 하늘이 흐리다. 산에는 안개가 자욱하다.

물방울이 겹겹이 모여 층을 이루는 풍경이 참 신비롭다.

신선이 된 것 같아. 구름속에 사는 것 같아. 집 아래로 작은 개천이 흐르는데 비가 오는 날에 창문을 열어 폭포소리가 나서 좋아.


나는 모든 날씨를 좋아해.


흐리면 흐린 대로, 비오면 비오는대로. 맑으면 맑은대로 좋아.


모든 날씨는 그 자체의 아름다워.


전설에 의하면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는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온다고 해. 비가 올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니까 결국 비가 오는 거지.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에서 보면 주인공도 비오는 파리를 낭망적으로 여겨. 비가 오면 일부러 택시를 타지 않고 비를 맞고 걸어가거든. 다른 사람들은 왜 굳이 비를 맞느냐고 하지만. 그러다 남주는 은 비 맞는 걸 좋아하는 어떤 여자를 만나거든.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그것만으로도 따뜻한 일이야.

드라마에서는 이별할 때마다 비가 와. 비를 쫄닥 맞으며 울고, 젖은 어깨를 클로즈업하잖아. 하지만 꼭 그래야 할까? 비오는 날엔 우산을 쓰면 되잖아. 여름이라면 그냥 맞아도 괜찮아.

나는 비를 좋아해서, 여름이면 일부러 맞으러 나가기도 해. 비 맞고 와서 얼렁 샤워하면 금세 개운해지거든. 뜨거운 여름의 비는 오히려 나를 식히고 마음까지 맑게 해줘.


흐린 날에 맑은 날을 기다리고, 맑은 날에 비를 기다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고 생각해. 모든 날씨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면 돼.


인생도 그래. 흐린 날도 있고 맑은 날도 있어.

그 안에서 삶다움을 찾아내는 건 우리의 몫이야.

그 과정이 바로 삶의 아름다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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