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발음이 꼬인다.
강사인 나에게 치명적이다.
말끝이 흐려지고, 혀가 두꺼워진 느낌이다.
나이가 들면 그런다고 한다.
사람을 덜 만나서일까.
가족끼리 대화는 짧고, 말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가끔은, 내 목소리가 내 안에만 갇혀 있는 것 같다.
입, 혀, 턱, 뇌.
어딘가가 굳고 있는 건 확실하다.
지금의 나는, 분명히 ‘나이 들어가는 중’이다.
그런 나에게 오늘의 발견.
레 미제라블 제2권.
1권을 재밌게 읽어놓고, 2권을 미뤄두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다시 마주쳤다.
‘그래, 이걸 읽자. 아니, 소리내어 읽자.’
시작은 워털루 전투 이야기.
처음부터 만만치 않다.
생소한 지명, 어지러운 전개, 낯선 장군 이름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다.
그럼에도 읽는다.
하루 20분. 입을 열고, 문장을 쫓고,
발음을 틀리면 다시 돌아간다.
어렵다.
그런데도 재밌다.
집중하고, 더듬고, 다시 읽고.
조용한 방 안에, 내 목소리만 가득하다.
뭔가 잘 안 되는 건, 연습량이 부족해서다.
기회가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말할 사람이 없다면 책을 읽으면 된다.
내 말하는 근육은 내가 살려야 한다.
지금 발음이 흐려져도,
다시 또렷해질 수 있다.
오늘도 책을 읽는다.
소리 내어, 또박또박.
(참, 제목이 ‘불쌍한 사람들’이라니 아이러니하다.
요즘 말이 안 나와서, 나도 좀 불쌍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