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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은주 May 15. 2020

독립하고 7년을 살아남은 이야기

N잡러 7년해보고서#2

그렇습니다. 7살입니다. 나홀로 사업자등록증 내고, 첫 세금계산서 발행한지가 어제 일처럼 선명한데도 말이죠.

7년,
돌아보니 짧고
돌아가면 너무 길다

7년 동안 개인브랜드로 살아남고, 커리어 체인지로 버티고,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했는지 정리합니다. 그 이유는 앞으로 7년을 지금까지와 비교도 안 되게 큰 성장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죠.

7년의 담금질로 앞으로 7년은 가속도를 내보려고 하고요. 그 전에 우선 돌아보고 반성하고 기록하기 위함입니다.


30대 퇴사준비생이 경험한
퇴사준비 3단계 방법


'퇴사하고 싶어' --> 퇴사 할꺼야 --> 퇴사했어! 이렇게 거치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저는 2년이 걸렸습니다.

그 이야기 써봐요.


1단게: 자기 합리화에서 벗어나기


직장인의 2대 허언이 ‘퇴사 할거야’, ‘유투뷰 할거야’라고 한다. 마음속에 사직서 하나, 영상 하나쯤은 있지만 진짜로 실천하기에는 장애물이 많다.


실행하기의 반대말은 자기합리화임이 틀림없다.


' 올해는 아니고 내년에 나갈거야. 지금 회사에서 000이 있는데, 그걸 누리고 나가야지. 이번에 회사에서 보너스가 나오는데, ~, 하면서 퇴사를 미루면니금새 몇년이 흘러버린다.


나는 조직생활이 적성이라며, 일에 집중하던 내가

회사를 나가고 싶다고 처음으로 친구들에게 말을 하고 나서, 실제 퇴사까지 걸린 시간은 2년이었다.


첫해는 남편에게만 퇴사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 다음해는 주변사람들에게 말했다. 회사에 정식으로 퇴사신청을 하고 나서도 회사가 붙잡았기 때문에 6개월이 더 걸렸다.


결과적으로 내가 가장 후회하는 점은 회사를 나가겠다고 남편에게 말을 했을 때, 바로 퇴사준비를 하지 않은 점. 회사에 퇴사하겠다고 말하고 인수인계니 이런저런 핑계로 6개월을 더 일한점이다. .퇴사  준비는 하지 않고, 그 이후는 전혀 생각해보지도 않고, 그냥 퇴사 할거야라고만 말하고 있었다. 이게 바로 자기합리화다.


기회를 엿보고 있지 않았고, 가능성을  만들지 못했다.


다음 질문에 답을 하면서 퇴사준비 액션 플랜을 짜보길.

- 기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진짜 회사를 나가고 싶은 이유가 뭘까?

- 퇴사가 아닌 이직을 고려해보고 시도하진 않았을까?

- 퇴사 후, 나는 경쟁력이 있을까?

- 퇴사 후,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 퇴사 후, 나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고 모든 것을 내손으로 해야 한 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까?



2단계: 설득할 단 한명의 사람 정하기


자기 합리화에서 벗어났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설득이 끝났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이제 주변 사람 중에서 한명을 설득해보자.


내가 퇴사한다고 말했을 때, 회사의 동료들 중에서 바로 내 밑에 있는 분들이 반대가 있었다. 그들은 내가 회사에서 해야 하는 역할을 강조했다. 사실 많이 흔들렸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가족이었다. 남편을 설득하는게 급선무이다. 퇴사를 결정할 때 쉬고 싶어서인지,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인지 이 두가지를 구분해줄 필요가 있다. 일단 쉬고 싶다면 기간을 정해두자. 계속 쉬고 싶다면 경제적인 부분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퇴사를 미루는 가장 큰 요인은 사실, 경제적인 부분이다. 그런데 프리랜서를 시작하는 부분은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끝단이다. 여기서 퇴사를 하는데 결림돌이 많이 생긴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싫어서 퇴사를 하고 싶다면, 그리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다면/ 이직이 우선될 것이다. 앞으로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퇴사를 하는 경우라면 그건 프리랜서가 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퇴사를 결정하는 사람 중에서, 프리랜서가 되고 싶은 이유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걸 어느 회사에서도 제대로 구현하기가 어렵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전제를 달고 시작한다. 프리랜서는 힘든 길이다. 직장 다니는 것보다 쉽다, 어렵다의 차원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완전히 다른 재능이 필요하고, 프리랜서 첫해는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 일이다. 물론 그 전에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확고한 생각도 있어야 한다.


누군가,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오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다. 꽤나 많다. 하지만 그건 다른 사람을 통해서 배울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스스로 에너지를 올릴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한번 정도는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꾸준함을 가져다 주지는 못할 것이다. 나만의 루틴, 꾸준함을 만들어내는 힘이 필요하다.


(별표 1만개쯤) 설득할 단 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을 설득하고 나면 다른 사람들은 설득할 포인트가 많다. 무너지는 포인트는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을 때이다.


3단계: 프리랜서가 되는 첫날, 첫달, 첫분기, 첫해/ 밑그림 그리기


모든 계획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계획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으니까.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는 걸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역설적이게도 몇년을 직장생활 했는데 다음달에, 그 다음달에 뭘 해야 하는지 여전히 모르고 일하는 직장인이 많다. 그렇다면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다. 지금 / 오늘/ 이번달/ 이번 분기/ 올해, 내가 뭘 했고 어떤 것을 해냈고, 어떤 것을 못해냈는지, 어떤 변수가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일은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한 밑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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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사준비 메모


어느날 직장인이던 저는 "내 재능을 나를 위해 쓰자" 이런 대담한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내 손으로 밥벌이를 해보자/ 즐겁게 살자/ 노예 생활 청산/  혼자만의 길/ 하고 싶은 일이 뭔지는 몰라도 이게 아니라면 찾아나서자! 이런 독립선언문을 열심히 작성했습니다.


--> 첫번째 메모: 퇴사준비는 독립선언문부터


독립선언부터 독립까지 준비기간은 따로 없었어요. 대신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맘껏 했습니다. 꼭 독립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자기관리는 필요하니까, 쉬지 않고 내 스킬을 늘려갔습니다. 해마다 재능키워드를 정하고 30대 내내 갈고 닦았던 것 같아요. 한 해는 아침글쓰기(아티스트웨이)/ 100권읽기 / 열린강의하기 / 30일 프로젝트하기 / 100명 사람 만나기 등등

한해 한해 클리어되면서 저는 엄청 단단해지고 있었습니다.


--> 두번째 메모: 퇴사준비는 재능스킬 갖추기부터


매일 위안을 받은 문구가 있었습니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물이 100도에서 끊듯이 아직 99도를 향해서 가는 길이고, 그 과정에 나는 월급을 받고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일을 하면서 병행할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들은 돈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독립해서 살수 있는 재능갖추는데 목표를 두었습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야생에서 살아남아야 했으니까요.

내가 사냥꾼이라면, 활도 직접 만들고 동물이 있는 곳도 직접 탐색하고, 잡은 고기도 직접 요리해야 한다, 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내가 독립하면 그 동안 영업팀, 재무팀, 그리고 나의 수많은 팀원들이 해주던 일을 혼자 모두 그것도 빠르고 잘, 명확하게 해내야 하니까 스킬셋이 완전하게 있어야 했습니다.


--> 세번째 메모: 야생에서는 살아남으려면, A to Z 할수 있어야 한다.


이제 독립할 마인드 셋이 끝났어요. 그런데 아이템이 있어야했어요. 모든 사람들은 회사를 다니고 회사들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니까. 나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 이런 관점에서 출발했었던 것 같아요.


--> 네번째 메모: 창직 아이템 찾기


이제 진짜로 독립을 했습니다. 퇴사는 늘 갑작스럽게 왔어요. 비주얼씽킹 워크숍을 마이크임팩트스쿨에 열었는데 열자마자 반응이 있었고, 하루에 몇통을 강의요청 전화를 받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회사를 그만뒀어요. 거짓말처럼. 회사문은 나오니 퇴사! 엘리베이터 8층에서 1층을 누르고 문이 닫히는데 진짜 실감이 나더라고요. 이제 끝이구나. 안녕 나의 30대여!


--> 다섯번째 메모: 퇴사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기억하기


그리고, 나라는 직장에 뛰어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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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도약을 위한 2020년 1월 31일 사업메모



1월 뒤돌아보고 점검중입니다.

2020년 1월은 다방면으로 제안요청이 많았어요.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매일 1-2군데 이상 미팅이나 강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2019년 그로쓰 해킹을 저 개인에게 적용한 결과인데요.

재밌게도 7년 동안 비주얼씽킹/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단 2개의 상품으로 일을 해왔어요. 범위를 좁히는 대신 이 주제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제안받고 제안하고, 진행하고 집행할 수 있었습니다. 책 쓰기, 중화권에 출간하기, 전시회 열기, 특강 수백회, 워크샵 수천회, 그리고 크고 작은 모임에서 무료강의, 게다가 손그림 애니메이션 영상도 만들고, 온라인강의도 찍고요. 그 동안 너무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죠.

범위를 좁히니까 전문성에 기반해서 더 많은 실험과 시도를 해볼수 있었어요.

올해는 범위를 확장하려고 해요. 그동안 내가 한 일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람들의 변화를 돕는 일이었고요. 특히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성장을 돕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일하는 방식 아카데미를 만들었어요. 같이 할 파트너들, 같이 하고 싶은 기업들과 1월에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일하는 방식 + 디자인 씽킹, 스토리텔링, 비주얼씽킹, 테크니컬 글쓰기, 비주얼가이드북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어요. 사실 그동안 비주얼씽킹/레고 워크숍이란 이름으로 진행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레이블링을 해서 상품화를 진행하고 있어요. 새로운 프로그램들도 개발하고 있어요. 혼자 아닌 파트너들과 함께요.

하나더, 비주얼씽킹 스튜디오를 만들었어요. 작년에 LG인화원과 LG화학에서 그간 내가 해온 활동들과 손그림들만 보고 믿고 맡겨준 영상들이 나왔거든요. 나에게도 너무나 의미 있는 활동이었고, 무엇보다 마케팅 메시지, 디자인 느낌, 기획, 스토리텔링, 소구포인트/ 제가 전체를 핸들링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요. 결과물이 썩 맘에 들었어요. 기획 겸, 마케터 겸, 비주얼 씽커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온 21년의 프로N잡러로 살아온 직업생활의 결합이 이뤄져서, 이 부분도 더 발전시켜 나가고 있어요.

아직 1월이라서요. 올해는 더더욱 기대가 됩니다.

그간 명함에 나를 뭘로 소개할지 막막해서, 몇 달간 명함 만들기를 미뤄뒀는데, 이제 많은 것들이 분명해졌어요. 사진에 보는 것처럼 이렇게 명함을 완성했어요. 명함을 파 놓고, 마치 처음 명함을 받았을 때처럼 설레고 기대되고 좋습니다. 일단 집안 곳곳에 명함이 보이게 던져줬죠.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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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을 더 키우고 싶은 2020년 5월 15일 사업메모


만약 100억 매출, 10% 순이익을 내는 기업의 CEO라면,

2020년 5월 15일 오후1시 무슨 생각을 하고, 뭘 메모하고, 뭘 실천하고 있을까?

어떤 고민에 쌓여있고, 뭘 해결하려고 할까?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는, 7년차 기업을 사업을 확장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작년에 베타서비스를 마쳤고 올해 상품화를 앞두고 있다. 이 상품 하나로 얼마의 매출을 내고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 아이템의 최대 판매금액을, 누적판매금액은 얼마나 될까? 경쟁사들은 어디가 있을까? 상품소개서를 만들려면 사업 카테고리, 시장정의, 타겟정의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명함, 웹사이트, 블로그, 상품소개서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새로운 영업라인을 관리하고 새로운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갑자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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