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The Movie가 던진 질문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Sound
얼마 전 영화관에서 <F1 The Movie>를 봤다.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이 이 영화는 꼭 보라는 말에 냉큼 다녀왔다. 누군가는 아이맥스가 좋다고 했지만, 나는 메가박스 Dolby ATMOS관에서 관람했다. 규모 있는 영화는 항상 돌비 애트모스관에서 보려고 한다. 가끔은 영화보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소개 영상이 더 기억에 남을 때도 있다.
대부분의 영화관은 5.1 또는 7.1 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여러 방향에서 소리를 들려주지만, 돌비 아트모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앞, 뒤, 옆뿐 아니라 위에서도 소리가 떨어진다. 마치 360도, 공간 전체가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들은 이야기 한다.
우리의 일상소리는 모든 곳에서 다르게 들려온다.
돌비 애트모스는 당연한 소리를 제대로 구현하고자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듣는 당연한 소리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 사실 영화사운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혹시 <F1 The Movie>를 안 본 분이 있다면, 돌비 애트모스나 비슷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경기의 생생한 소리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감독 한스짐머의 음악이 어우러져 몰입도를 더욱 높여준다.
명대사
이쯤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이 글은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거나, 심도깊은 리뷰를 담은 글은 아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글을 Re:view ㅡ '다시 보는' 감각으로 쓴다.
이 영화를 기록하고 싶었던 이유는, 그 안에 등장하는 대사들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느꼈다. 영화를 본 분들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대사는 영화의 초반 부분과 맨 마지막 부분에 두번 반복해서 나온다.
그 대사는 아래와 같다
1
친한 친구가 말도 안되게 좋은 제안을 했어요?
얼마나 준대요?
돈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럼 뭐가 중요한 데요?
What is it 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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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혹시 드라이버를 구하고 있나요?
돈은 얼마 못줘요
돈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럼 뭐가 중요한데요?
- Movie, <F1 The Movie>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감독은 반복적으로 관객에게 묻는다.
"돈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럼 뭐가 중요한가요?"
그리곤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인 소니가 즐겁게 사막을 누비는 모습만을 남긴다.
New World
영화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F1이라는 세계가 내게 열렸다.
전 세계를 무대로 가장 빠른 차와 최고의 드라이버가 겨루는 축제. 도시 곳곳에서 레이싱이라는 하나의 톤의 언어로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모은다. 그곳은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며, 트렌드가 생성되고, 축제가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평소에는 일상적인 도로였던 공간이 F1이 열리는 순간, 값비싼 레이싱카들이 평상 시 3~4배의 속도로 질주하는 트랙으로 변한다. F1이 끝나고 내가 같은 도로를 달린다면, F1 Sound Track을 들으며 조금 과속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나는 평소에는 매우 천천히, 안전하게 운전하는 편이다)
F1은 단순히 빠른 차의 경주가 아니다. 그것은 일상을 초고속으로 변모시키는 사건이다. 수백 명의 크루,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술, 한 치의 오차 없는 전략들.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강하게 남는 인상은,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이다.
돈도 명예도 아닌, 진짜 중요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달리는 사람들. 이 영화는 그 질문을 던지고, 우리에게 그 답을 찾아가라고 조용히 등을 떠민다.
넷플릭스의 F1 다큐도 이어서 보고 있는데 재미있다.
계속 봐야겠다.
아래는 <F1 The Movie> 트레일러와 <Dolby ATMOS SOUND> 트레일러 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Du481sOHopU
https://www.youtube.com/watch?v=3TOlN9dLpi8&t=14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