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으로의 회귀.
프랜차이즈 빵회사에서 근무하는 터라 종종 점포에 지원을 나갈 일이 있다. 집 근처 아담한 매장에
봄맞이 대청소 인력으로 출근한 날, 사장님은
기다렸다는 듯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다.
"왜 그 양배추 잘게 썰고, 당근이랑 좀 섞어서
마요네즈에 무쳐 넣은 맛. 그 사라다빵 하나면
매출이 엄청 뛸걸? 그 좋은 걸
왜 개발 안하나 몰라."
사라다빵! 양배추가 아삭아삭하니 그리워지는 맛. 시간이 지나면 빵이 물기에 축축히 젖는 이유
이상으로, 그 빵은 꽤나 촌스럽다. 프랑스 풍으로
멋드러지게 꾸며놓은 가게엔 어울리지 않지.
그런 생각을 하며 유리창을 박박 닦았다.
하지만 그 빵을 다시 맛본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헤어짐의 문턱까지 다녀온 그와
눈물의 화해를 하며 데면데면한 얼굴을 마주한 날,
그는 나를 오래된 빵집으로 이끌었고
운명처럼 야채사라다빵을 만나게 된 것이다.
엄마 냄새처럼 달근하고 포근포근한 기지에
아삭한 양배추의 정감어린 식감.
허전한 배를 채워주는 두툼한 양까지.
그가 나를 이 야채사라다빵처럼
사랑해주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언제고 그리움이 느껴지면 돌아올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