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편의점이 미치도록 땡기는 때가 있다.
대학 시절, 학교 밥은 왠지 맛없고 간단하게
요기하고 싶을 때 나는 편의점을 자주 찾았다.
샌드위치에 딸기우유, 삼각김밥에 컵라면,
어쩌다 치즈스트링까지 하나 간식으로 녹여먹으면 그것은 바로 완벽한 한 끼 식사.
학생인 그와 함께 다닌 2년간은
꽤 학생스러운 데이트도 자주 하곤 했는데
나는 그게 꽤나 좋았다.
후드티에 백팩 메고 휘적휘적 걷는 폼도 좋았고
잔돈을 이리저리 모아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나 순대 따위를 콕콕 집어 먹는 것도 좋았다.
카페에서 공부하고 나온 어느 날의 저녁식사는
편의점에서 만원의 행복을 찍는 걸로.
컵라면에 주먹밥, 팩김치, 소시지도 인당 하나
뜨끈하게 돌려 라면이랑 같이 먹으니
이것은 과연 편의점 음식으로 부리는
최고의 사치가 아닌가.
"내가 취직 성공해서
이거 열 배로 비싼 밥 먹게 해줄게요."
그렇게 말해주는 너의 작은 입이 귀여워서
뽀뽀 한 번 쪽 하고 김치조각을 쏙 넣어주었다.
일 년 후에도 십 년 후에도 밥상에 라면을 놓고
마주보며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