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쥐> <춤추는 고양이> 소개
이렇게 귀여운 클래식 현대 음악이 존재한다는 사실! 미국 현대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런 코플랜드는 1900년부터 1990년까지 세상을 살다 간 대표적 장수 음악가입니다. 그의 음악은 시기별로 스타일이 천차만별인데, 초기의 작품들은 리스트와 드뷔시의 영향을 받은 짧은 소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재즈의 영향을 받기도 했고요. <고양이와 쥐>도 그의 음악을 대표할 수 있는 초기 작품이죠.
<고양이와 쥐>는 <유머러스한 스케르초>라는 이름으로 1920년 발표 작품이에요. 장 드 라 퐁텐(Jean de la Fontaine)의 “늙은 고양이와 어린 생쥐”라는 우화에서 영감을 받아 쓰인 곡이죠. 살금살금 다가가는 고양이의 발걸음, 쪼르륵 도망가는 쥐, 그리고 서로 쫓고 쫓기는 고양이와 쥐의 모습이 익살스럽게 묘사되는 것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드뷔시가 떠오르는 인상주의적 음계와 색채, 그리고 재즈의 영향을 받은 리듬과 화성이 재미있게 어우러지며 생동감 있는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고양이의 귀여움이 느껴지는 음악을 한 곡 더 소개해 드릴게요. 코플랜드와 동시대를 살았던 미국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리로이 앤더슨의 <춤추는 고양이>입니다. 앤더슨은 이 곡을 작곡할 때 우아한 무도회장에 있는 장화 신은 고양이를 상상했다고 해요. 코플랜드의 <고양이와 쥐>와는 달리 전통적이고 낭만주의적 어법으로 쓰여서 우리 귀에 친근하고 편안하게 들립니다. 현악기의 소리로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어쩜 이렇게 절묘하게 만들어냈는지 감탄스럽지 않나요?
앤더슨은 주로 오케스트라를 위한 짧고 가벼운 콘서트용 소품들을 많이 작곡했어요.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는 앤더슨을 가리켜 "미국 오케스트라 경음악의 위대한 거장 중 한 사람"이라고 했어요.
이 외에도 앤더슨은 기상천외하고 재미있는 음악을 많이 남겼답니다. 실제 타자기를 악기처럼 오케스트라에 포함해 연주한 <타자기>, 규칙적이지 않은 시계 소리를 표현한 <고장난 시계> 등이 대표적이죠. 미국 레코딩 산업에 기여한 업적으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한 인물입니다.
두 곡의 귀여운 ‘고양이 음악’과 함께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이 글은 피아니스트 이루미 님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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