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제 영화제 51관왕이 가능했던 이유!

영화 <그대 어이가리> 이창열 감독

by 오뉴

국제 영화제 51관왕에 빛나는 영화 <그대 어이가리>가 오는 8일 개봉합니다. 5060세대라면 가장 두려운 치매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어느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리며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는데요. 연출을 맡은 이창열 감독이 말하는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 치매가 가져온 일상의 공포를 담다!

영화 <그대 어이가리> 연출을 맡은 이창열 감독 © 권영탕 포토그래퍼



Q. 드디어 오늘 개봉합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2020년 제작에 들어가 약 2년 만에 개봉하는데, 무척 떨리네요. 국제 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는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막상 국내 관객들을 만나게 되니 긴장이 많이 됩니다. 개봉일이 다가올수록 우리 영화를 많이 사랑해줬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Q. 그만큼 애정이 많아서 긴장이 더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작품에 애정이 가는 건 마찬가지인데, 이번 영화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를 소재로 해서 그런지 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잘 살고 잘 죽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시나리오 작업을 하던 때였을 겁니다. 그때 치매가 눈에 들어왔어요. 가족 중 누군가가 치매에 걸리면 잘 살 수도 잘 죽을 수도 없어요. 가족이 붕괴되죠. 육체적 정신적 힘듦은 물론, 경제적인 부분에도 큰 타격을 입어요. 요양병원에 모시면 평균 한 달 100만 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누군가에게는 이 돈이 목숨 같거든요.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는 이 치매를 좀 더 사실적으로 다뤄야겠다는 마음으로 치매 가족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실태 조사도 많이 다녔습니다. 코로나 기간이라 인터뷰 자체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고 영화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죠. 이번 기회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최대한 사실적으로, 진심을 담아!

영화가 가진 차별화 포인트를 설명하는 이창열 감 © 권영탕 포토그래퍼



Q. <아무르> <더 파더> <카시오페아> 등 치매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습니다. 그만큼 이 작품만의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치매를 더욱 사실적으로 담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 결과 카메라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관조적인 시점으로 이 가족을 바라보게 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말이죠. 치매 이후 힘들어져 가는 이 가족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배우들이 연기를 하지만 연기가 아닌 실제 일어난 일처럼 관객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담겨있습니다.


Q. 만가(挽歌, 상여소리) 등 판소리를 적절히 사용한 것도 영화만의 특색으로 보입니다.

극 남편인 동혁(선동혁)의 직업이 소리꾼인데, 자신의 감정을 토로할 때 판소리를 통해 표현합니다. 다리 아래 개울에서 부르는 소리, 마지막 호숫가 장면에서 나오는 상여소리 등 각 상황에 맞는 곡을 선택해 배치했죠. 다행히 극 분위기와 인물의 감정을 잘 살린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만가는 팔도가 다 다른데 영화에 사용한 건 전남 고흥에서 이어져 소리입니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그대 어이가리> © 영화사 순수



Q. 이런 차별화 포인트 덕분인지 다수의 크고 작은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받았습니다. 국외에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치매가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공감대 형성이 잘 이뤄졌다고 봅니다. 그리고 판소리나 상여 문화 등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부분도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시니어가 가진 열정과 힘을 다시 느끼다!

오랜 시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가감 없이 보여준 정아미, 선동혁 배우 © 영화사 순수



Q. 부부로 나오는 선동혁, 정아미 배우의 호연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선동혁 배우는 실제 소리를 잘하는 분인데, 캐스팅이 결정되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연습한 소리를 계속 보내왔습니다. 그 중 선별해 영화에 삽입했죠. 실은 선동혁 배우가 영화 캐스팅 전에 치매를 앓던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감정을 오롯이 이 작품에 쏟아낸 듯한 연기를 보여줬어요. 정말 큰 노력을 했죠.


정아미 배우도 연극 무대에서 오랜 시간 쌓은 내공을 여지없이 보여줬어요. 치매 환자 연기가 쉽지 않은데, 장면마다 혼신을 다해 연기했죠. 두 분다 시니어 세대인데, 크랭크인 들어가기 전 가진 리허설 기간에도 가장 먼저 나오시고 촬영장에서 뜨거운 열정을 보이셨어요. 두 배우가 없었다면 이 영화가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Q. 시니어 배우들의 열정이 남다른 영화라는 점에서 주요 관객층인 5060세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장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마지막 장면일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 수 없지만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동혁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열린 결말로 매듭지었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매우 궁금합니다. 그리고 부부가 마지막으로 찾은 호숫가 장면도 유심히 잘 봐주시고 잘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영화 <그대 어이가리>로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싶다는 이창열 감독 © 권영탕 포토그래퍼



Q. 이번 영화를 통해 시니어의 힘을 확인했으니 시니어들의 이야기를 또 한 번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웃음) 감사하게도 시니어를 소재로 써 놓은 시나리오가 있어서 준비 중입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더불어 극장에서 <그대 어이가리>를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가까울수록 표현을 잘 못하잖아요. 영화 보시고, 아내와 남편에게 사랑한단 말 한마디 건네길 바랍니다. 우리 영화가 그런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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