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나무 탐방 5
지난겨울 경주 여행길에서
잎을 다 떨구고 황량한 가지에 매달린
열매들이 시선을 끌어 찍어둔 사진입니다.
모과나무가 제가 사는 아파트에도
여러 그루 있어 반갑더라고요.
오늘 보니 새 잎이 곧 돋아날 모양이네요.
5월에는 예쁜 분홍 꽃을 볼 수 있고,
9~10월경엔 열매도 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그때가 기다려집니다.
모과나무는 처음엔 '목과'라고 불리다
'모과'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참외 모양 열매가 나무에 달린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모과를 보면 세 번 놀란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처음엔 모과 열매가 못생겨서 놀라고,
못생겼는데 향기가 너무 좋아 놀라고,
좋은 향기에 한 입 크게 베어 물려다
시고 떫고 맛이 없어 또 놀란다고 하죠.
모과가 좀 울퉁불퉁 하긴 해도
그렇게 못생겼다는 생각은 들지 않던데
못난이 취급을 받는 모과가
안타깝게 여겨집니다.
맛은 몰라도 향기만큼은 일품이라
천연 방향제로 쓰일 정도이고,
벌레를 먹은 모과가 향기는 더 좋다고 해요.
좋은 향기는 벌레가 먼저 알아보나 봅니다.
모과나무의 수피는 얼룩얼룩한
무늬가 있고 쉽사리 벗겨집니다.
얼핏 보면 배롱나무 수피와 닮았어요.
이게 또 멋이라 꽃, 열매, 잎 없는
겨울에도 수피만으로 존재감을 빛내는
모과나무이기도 합니다.
우리 아파트에는 지상 주차장
입구에 자리를 잡은 모과나무가 있는데,
지난해 열매도 많이 달았었어요.
올해는 꽃이 필 때부터
열매가 열릴 때까지
마치 내 나무처럼 살펴보려고 합니다.
모과 열매가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야
모과네.. 하고 열매를 주워서 보곤 했는데
나무 자체로서의 수형도
수피도 참 독특하고 예쁜 것 같아요.
분재 소재로 많이 쓰이는 이유를 알 것 같네요.
꽃도 좋고 열매도 좋고 나무 자체도 좋은
모과나무, 제게는 전혀 못생기지 않은
가치 있는 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