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꿈

너의 꿈, 나의 꿈, 그리고 나의 그녀의 꿈

by 팜므홍



한창 무엇이든 되고 싶을 나이인 우리 딸의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의사가 돼야 할지, 아니면 작곡가가 되어야 할지 결정하는 일이다. 둘 다 너무 되고 싶은데, 둘 다 모두 해내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 아주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을 한다. 그 모습을 보면 너무나 사랑스럽고, 하마터면 아이에게 “엄마는 의사!! “라고 말할 뻔했다.


어느 날,

나의 딸이 나에게 물었다.


- 엄마는 원래 꿈이 뭐였어?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순간 망설였고 자문했다. 내 꿈이 뭐였더라.

내 꿈이 뭐였더라.


- 엄마 꿈은 지윤이의 엄마가 되는 게 꿈이었어.


라고 대답했더니, 그런 거 말고 진짜 원래 엄마의 꿈을 다시 말해보라며 웃었다.


- 엄마는 원래 광고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 꿈은 이루었고, 지금은 지윤이 엄마로서 잘하는 게 꿈이야.

그리고 어릴 때는 글 쓰는 작가가 꿈이었어.


아이가 아주 진지하게 내게


- 미안해


라고 말했다. 왠지 자기를 낳아서 키우느라 엄마는 엄마꿈을 포기한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7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미안해”라는 말을 하다니. 왠지 뭉클하고 기특하면서 그렇게 대답해서 아이를 속상하게 한 것 같아 오히려 내가 더 미안했다. 사실, 작가는 어릴 때 동경하던 아주 잠깐의 꿈이었을 뿐 사실 살면서 꼭 무엇인가가 되어야지 하면서 살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때, 그때 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내 평생 이 꿈을 꼭 이루리라 다짐하며 달려왔던 적은 없던 유유자적 인생이었기에 아이가 미안해하는 게 되려 나는 부끄러워졌다. 그렇지만 나는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 지윤아, 엄마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어. 지금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포기한 건 아니잖아.

아직도 진행 중이야. 우리 지윤이처럼

그러니까 엄마가 꼭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 여. 줄. 께!


보여주겠노라고 말했다. 엄마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고, 엄마의 꿈을 보여주겠노라고 말해버렸다.

그래야 나의 딸도 본인의 꿈이 무엇이든지 간에 포기하지 않고 이루려고 노력할 것만 같은 교육적인 차원에서 그렇게 말해야 할 것 같았다.

하. 그래, 어릴 때는 6월만 되면 “나의 주장 말하기 대회” 등을 나가며 글을 쓰고 시를 쓰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는 글짓기로 전국대회 상을 몇 번이고 휩쓸었던 적도 있었더랬다. 시조부에 들어서 대회에 출품한 작품에 시조부 선생님이 “표절”이라고 내 원고에 갈겨놓은 모습에 상처를 굉장히 받았었고, 그 뒤로는 글을 쓰기 싫었던 적도 있지만 대체로 나는 항상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다. 중학교 때는 시를 빼곡히 적어놓은 나만의 비밀노트가 몇 권이나 있었었다. 하지만 딱 그것뿐이었지. 따로 글 쓰는 법을 배우거나 그 뒤로 무엇인가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아, 대학 때 사귀던 남자 친구가 군대에 입대하면서 편지를 800통 가까이 쓰면서 이 편지들을 편집해서 책으로 내볼까 하는 생각도 아주 가끔 해본 적은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우리 딸의 꿈이 나의 꿈 때문에 좌절되지 않도록 “82년생 김지영”이 되지 않도록 꿈을 향해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유명한 작가, 등단작가, 베스트셀러 작가, 서점에 판매되는 책을 쓴 작가는 아니라 하더라도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표현하는, 글을 쓰는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 꿈이 몇 년이 걸릴지라도 말이다.


문득,

우리 엄마의 꿈은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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