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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흐른 자리에도 꽃은 핀다

모든 순간은 지나가고, 너는 남는다

by 온기

「세 번째 정오」


밤의 끝은 언제나 새벽이라고 믿었지. 추운 겨울도 지나면 봄이 오고, 어둠이 지나면 환한 빛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살아보니 알겠더라. 어떤 밤은 끝나지 않고, 어떤 겨울은 끝내 봄을 데려오지 않는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너에게 이 편지를 쓴다.


그때의 너는 자주 울었지. 버스 창가에 기대어 흐르는 불빛을 바라보며, 아무도 모르게 베개를 적시며. 그 눈물이 비겁한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 하지만 아니야. 나는 이제 안다. 그 눈물이 있었기에 우리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걸. 눈물은 약한 게 아니라, 견디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는 걸. 그러니 그때 울던 너를 이제는 위로하고 싶다. 네가 얼마나 용감했는지 이제야 알겠다고.


소중하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손을 놓고 떠났을 때, 너는 무너졌지.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구멍이 생기고, 바람이 불어왔지. 그 바람이 너를 아프게 했고, 차갑게 만들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알겠더라. 사람은 변하고, 기억은 희미해진다는 걸. 아팠던 순간도 결국 먼지가 되어 날아간다는 걸.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마. 네 잘못이 아니었어. 인연은 억지로 붙잡는 게 아니야.


그때의 너는 사랑이 전부라고 믿었지. 그 사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닐 것 같았지. 하지만 봐,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다. 사랑도 지나가고, 상처도 지나가고, 결국 남는 건 너 자신이라는 걸 나는 이제 안다. 그러니 스스로를 더 사랑해 주길 바란다. 누구보다도 네가 너를 아껴야 한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거든.


너는 언젠가 이 편지를 읽으며 웃을 거야. '그때의 나는 저랬지' 하며, 멀어진 기억들을 되새기겠지. 그리고 나처럼 이해하게 될 거야. 삶이란 정답이 없고, 실수투성이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된다는 걸.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나는 네가 자랑스럽다.


사랑을 담아, 미래의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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