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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가 콘텐츠가 되는 순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의 이야기

by 이지현


"콘텐츠는 어떻게 만드는 걸까?"


8개월 전, 나만의 콘텐츠 공부를 시작했다.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었지만, '콘텐츠'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글 하나로 수익을 만든다고 하고, 누군가는 콘텐츠로 브랜딩을 하라 하지만, 정작 그 '콘텐츠'가 정확히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해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처음엔 책을 읽었다. 읽고 요약해서 강의도 해보고, 강의 내용을 다시 글로 정리해서 발행도 했다. 그렇게 읽고, 쓰고, 말하고, 다시 쓰는 과정을 반복하며 조금씩 감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콘텐츠는 단순히 정보를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독자에게 어떻게 잘 전할 수 있을까' 그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좋은 글'을 쓰고 싶었고, 유용한 정보, 검색되는 키워드, 인기 있는 주제를 따라서 썼다. 조회수 높은 글을 쓰려고 노력했고 이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셀프 콘텐츠 공부를 시작하고 글을 쓰면서 점점 변화가 생겼다. 글을 쓰기 전, 이런 질문이 먼저 떠올랐다. "이 글을 누가 읽으면 좋을까?" 그때부터 글은 더 이상 불특정 다수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잘 아는 한 사람, 알려주고 싶은 누군가를 떠올리며 쓰게 됐고, 그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기 시작했다.




콘텐츠는 단 '한 사람'을 향한 이야기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내가 그 주제를 왜 고민하게 됐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무엇을 생각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를 통합해서 만들어내는 이야기였다.



인터넷에는 이미 수많은 정보가 넘쳐난다. 검색 한 번이면 수 백 개의 글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다. 독자가 진짜로 알고 싶어하는 것, 그 사람이 지금 겪고 있는 고민, 그 고민에 대해 내가 말해줄 수 있는 이야기. 이것이 콘텐츠의 핵심이다.



콘텐츠는 단순히 많이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왜 쓰는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누가 읽기를 원하는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분명할 때 콘텐츠는 목적지를 향해 흘러가게 된다. 나를 알리고 싶다는 브랜딩, 제품을 판매하고 싶다는 목적, 혹은 진심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커뮤니티의 존재이유. 그러한 목적이 있어야 콘텐츠가 존재한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좋은 글을 발행하면 되겠지 생각해서 '완벽한 글'을 쓰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글쓰기 책도 여러 권 읽고, 카파라이팅 강의도 듣고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한 문장을 고치고 또 고쳤다. '내가 글쓰기 전공자도 아닌데…' '자격이 없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과 싸워가며.



하지만 콘텐츠는 '글쓰기 스킬'과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거창한 한 방이 아니라, 매일 짧게 쓰는 한 줄, 매주 하나씩 발행한 칼럼, 주고받은 수업 내용, 이야기 나눈 고민들. 이런 것들이 모여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내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드는 방법



콘텐츠는 '완벽하게 잘 쓴 글'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담긴 이야기의 집합이다. 사람의 이야기가 가진 힘은 단순하다. '공감'이다. 삶에서 느끼는 비슷한 고민과 두려움, 기쁨, 실패, 위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이 이야기를 통해 전해질 때, 사람들은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콘텐츠는 화려한 문장보다 진솔한 경험이 더 큰 울림을 남긴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이야기를 콘텐츠로 담을 수 있을까? 4단계로 정리해봤다.


첫째, 경험. 내가 직접 겪은 일을 떠올린다.

둘째, 고민. 그 경험 속에서 무엇을 생각했고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적는다.

셋째, 배움.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나 교훈을 정리한다.

넷째, 메시지. 그것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마무리한다.


이 구조를 따르면 글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누군가에게 건네는 이야기로 바뀐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음 속에서 진정성이 드러난다. 잘 쓰려고 애쓰는 대신, 솔직하게 말하려는 태도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글을 읽는 사람은 '멋진 글'보다 '살아 있는 이야기'를 원한다. 나의 글이 매끄럽지 않아도 괜찮다. 그 안에 진심이 담겨 있다면, 그것이 바로 콘텐츠이다.



결국 한 사람을 향해 쓴 이야기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콘텐츠로 브랜딩을 하거나 수익을 만드는 과정 역시 본질적으로는 나의 이야기가 쌓여 만들어진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내 안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았고, 무엇을 고민했고, 어떤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지를 조금씩 기록하는 것. 그것이 차곡차곡 쌓여 결국 '나만의 콘텐츠'가 된다.



콘텐츠는 나답게 살아가는 시간 그 자체다. 작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콘텐츠의 본질이 드러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내가 쓰는 이 글은 누구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는가?" 그리고 답한다. 결국 콘텐츠는 사람의 이야기이며, 그 이야기를 전하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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