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짠 이유
첫째 아이가 학교에서 울면서 왔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에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언제부터 울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놀라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한참을 훌쩍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선생님이 하지 말라던 행동을 친구들과 함께 했고, 남아서 청소를 해야 했다고.
그렇게 심한 일은 아닌 듯해 안심했다. 다친 것도 아니고, 친구와 싸운 것도 아니고, 그저 선생님께 혼나고 청소를 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는 처음 선생님에게 혼난 경험을 하는 것이니 그럴 만도 했다. 아이의 짧은 인생에서 이건 큰 사건이었을 것이다.
아이에게 괜찮다고, 다 지나간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울음이 조금 잦아들 무렵,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물었다. "아빠, 눈물은 왜 짜요?" 빨간 눈으로 나를 보며 묻는 아이의 얼굴이 참 작았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눈물이 짠 이유. 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염분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에게는 다른 대답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사람 가슴속에 넓고 깊은 바다가 있기 때문이지."
아이가 눈을 깜빡였다. 바다? 나는 계속 말했다. "우리 가슴속에는 바다가 있어. 넓고 깊은 바다. 거기엔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고, 화도 있고, 외로움도 있어. 그 모든 감정이 바다처럼 출렁거리며 담겨 있지. 그러다가 마음이 너무 가득 차면, 바닷물이 넘쳐서 눈으로 흘러나오는 거야. 그게 눈물이야."
"그럼 눈물은 바닷물이에요?" 아이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네 가슴속 바다에서 온 물이야. 파도에 부서진 물방울이 아니라 바다를 품고 있는 거지." 아이는 자기 가슴에 손을 얹어보았다. 정말 거기 바다가 있는 것처럼.
"아빠도 바다 있어요?" "그럼. 엄마도 있고,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다 있어.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바다를 품고 살아." 아이가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그럼 아빠 바다는 어떤 바다예요?" 나는 웃었다. "아빠 바다는 좀 조용한 바다야. 파도가 잔잔한. 하지만 가끔 파도가 세게 칠 때가 있어. 걱정할 때, 기쁠 때, 속상할 때."
아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내 바다는 오늘 파도가 너무 세게 쳤나 봐요." 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그럴 수 있어. 처음 겪는 일이니까 파도가 거셀 수 있지. 괜찮아. 바다는 다시 잔잔해져. 언제나 그랬듯이."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식탁에 앉아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바다를 품고 산다. 넓고 깊은 바다를.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를. 그 바다가 넘쳐 눈물이 될 때, 우리는 조금 가벼워진다. 비워진 만큼 다시 채울 수 있게 된다. 그 깊이를 견디며, 그 무게를 안고, 우리는 살아간다. 가끔 넘쳐도 괜찮다. 바다는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언제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