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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하루 onharuoff Jun 05. 2019

26. 나만의 편리함과 배려

사무실이 역삼역 근처인데 몇 달 전부터 전동 퀵보드가 많아졌다. 지하철 역사 바로 앞에 여러 퀵보드가 있기에 이것이 공유 퀵보드구나 싶었다.


이제는 청소년들이 타고 다니는 보드가 아니라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이용한다. 보이면 이용할 수 있고 아무 곳에 두면 된다.


인도로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문들 들었던 생각은 인도로 다녀도 될까였는데 실제로 인도로 다니면 안되고 헬멧 등 장비를 갖춰야 하며 면허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내가 본 이용자들은 인도로 다니고 장비 착용은 본 적이 없다.


타는 이들에게는 이동의 편리함이 타지 않는 이들에게는 불편하다. 얼마 전에 찾아가는 곳이 있어서 서서 건물의 위쪽을 보면서 두리번거리다가 킥보드 타는 이와 부딪힐 뻔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몰던 이가 잘 멈췄고, 나도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돌려서 퀵보드가 오는 것을 알고 방어적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내리막길이 었으니 그 퀵보드 운전자가 미숙한 사람이었다면 인도에서 나와 충돌사고가 날뻔했다.

그 이후로 장소를 찾을 때는 엄폐물이 있는 곳에 서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차도로 다니는 퀵보드를 보고 있으면 또 불안하다. 운전할 때 이런 분들을 보면 내 차와 부딪힐까 걱정스럽다. 사이드 미러도 없고 날이 어두워지면 이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차도로 다니는 것을 그들에게도 위험해 보인다.


그리고 이 공유하는 퀵보드들을 아무 곳에 둘 수 있기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진짜 아무 곳에 둔다.

대부분 인도의 가장자리에 사람들과 안 부딪히는 곳에 두던데, 일부는 사람들에 많이 걸어 다니는 곳이나 건물 입구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러니 건물 내 직원은 이 퀵보드를 사람이 안 다니는 곳에 치우는 것을 보았다.


그럼 타지 않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까? 나만의 편리함이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이라면 좀 더 신경 써줬음 한다. 탈수밖에 없다면 타지 않는 이들에 대한 조금의 배려 말이다.

인도로 걸어 다니면서 가판대에, 오토바이에, 자전거에, 이제는 퀵보드까지, 뚜벅이 족에게 걷는 것이 점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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