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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하루 onharuoff Aug 13. 2019

29. 멀티 플레이어와 일한다는 것

나의 상사는 다재다능한 멀티 플레이어이다. 좋든 싫든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새로운 분야여도 일정 시간만 투자하면 준전문가 수준까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배워서 활용하는 분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이 우스게 소리로 "돗자리 까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처음 만난 사람과 한두 시간 이야기만 해도 상대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 사람의 행동 패턴, 그리고 사업 파트너를 일하게 된다면 어떤 성향으로 움직이는지를 너무나 잘 안다. 뿐만 아니라 정세를 읽는 판단력도 굉장히 뛰어나서 어떤 갑작스러운 일이 발생해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는 순발력 또한 아주 뛰어나다. 


생각만 많이 하는 돌다리 두드리기형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생각, 목표가 생기면 바로 실행하는 행동력이 강한 분이다. 그 이유가 행동하지 않는 것을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고, 행동해야 수정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이 나온다는 것이다. '해결 못할 문제는 없다.'가 그분이 일을 대하는 방식이다. 젊었을 때부터 여러 풍파를 겪었지만 긍정마인드, 회복탄력성이 아주 높은 분이었고,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 두려움과 거침이 없다. 


이러한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가 않다.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할 뿐 아니라, 속도전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같이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하고, 쫓기듯이 일을 해야 할 때가 많다. 한 때는 나도 그러한 멀티플레이어가 되기를 원했고 오랫동안 그렇게 일해 왔지만 지금도 여전히 몸에 맞는 옷을 입고 일하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일하지 않았다면 내가 가진 원래 성격인 미루기 좋아하고, 우유부단한 결단력 때문에 지금의 모습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사람들에 맞춰서 일을 진행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지만 그렇게 일한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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