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몫인 육아
회사 일이 바쁜 남편 대신 평일은 새벽 수유부터
아기를 목욕시키고 재우는 거까지 모두 내 몫이다.
유독 눕히면 칭얼대고, 안아도 칭얼대는 아기를
볼 때면 나도 모르게 “하...” 한숨이 나오다,
곧 아이에게 미안해하며 후회한다.
이런 날이면, 남편이 일찍 퇴근하고 집에 왔으면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참 어렵다.
사회생활도 너무나 힘들다는 걸 알고 있기에,
아기를 돌보면서도 퇴근하고 온 남편이 쉴 수 있도록 아기가 잠든 틈을 타 청소하고 설거지 그리고 젖병도 모두 씻어 놓고 빨래까지 개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시간 안에 모든 걸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하루가 늘 분주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남편도 내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그래서 주말엔 자기가 육아를 더 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좀 달랐다.
토요일이 지나, 일요일이 됐음에도
나는 제대로 쉰 기억이 없다.
새벽 수유부터 첫수를 시작으로 아기 낮잠까지도
모두 내 몫이었다. 남편은 낮잠 자고 기분 좋은 아기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만 함께했다.
그리고 다시 오후부터 시작된 육아도 온전히 나의 일이었다.
육아에 지친 내 얼굴이 자꾸만 아래로 축 처지는 거 같았다. 바로 그때, 방 문 너머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단잠에 빠진 남편의 “크르렁~~”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서러움이 밀려왔지만,
평일 내내 야근한 한 남편도 참 힘들었겠지.
아기 울음소리에 깨지 않게 하려고, 아이를 더 조심스레 달랜다.
막수를 하는 동안, 머리로는 남편을 이해하면서도 마음에는 불만 가득이다.
결국 “나는 오늘 한 번도 못 쉰 거 같네”
머리로 생각할 틈도 없이 말이 먼저 나왔다.
아이를 재우고 나니
멋쩍은 남편은 얼음이 동동 띄어진 식혜 한 컵을
조심스레 건네준다. “진짜 하나도 못 쉬었네..”
남편의 미안함이 담긴 식혜를 시원하게 마시니,
뭉쳐있던 불만도 풀어져 버린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남편이 남겨 놓은 메시지에 잔잔한 웃음이 지어진다
“오늘도 힘내보자. 이번 주말은 내가 정말 많이 육아할게! 하루라도 푹 쉴 수 있도록 “
지친 육아에는 서로의 존재와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장 큰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