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결심, 남은 여운

by 기욤하우어





지연은 카페 구석에 앉아 있었다.


손끝으로 컵 가장자리를 톡톡 두드리며, 또다시 흐트러진 새해 결심이 떠올랐다.


매번 다짐은 작심삼일로 끝났고, 마음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요동쳤다.


“이번에는 제대로 해내야 하는데…”


생각은 실타래처럼 머릿속에서 꼬리를 물었고, 불안은 주변 소음과 섞여 더욱 뒤엉켰다.


그때 카페 출입문이 스르르 열리며, 허허 웃음소리와 함께 신선이 들어왔다.


외투는 바람에 흩날리고, 발걸음은 땅을 딛지만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벼웠다.


“허허… 지연아, 마음이 요동치니 결심도 함께 흔들리는구나.”


신선의 목소리는 낮고 느리게 흐르며, 카페 안 공기를 따라 잔잔히 퍼졌다.


지연은 순간 얼어붙었다.


“신선님… 이렇게 뵙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제 마음을 아시는 건가요?”


신선은 창밖을 천천히 바라보며 말했다.


“껄껄… 마음은 강물이 아니라, 흘러가는 물결과 같네. 붙잡으려 하면 부서지고, 놓아두면 강 전체와 호흡하지. 결심이며 후회며 소음까지, 모두 흐름 속 한 점일 뿐일세.


신선은 자리에 앉아 손끝으로 컵을 스치며 이어 말했다.


결심은 바람과 같네. 흩어지는 순간을 두려워하지 말고, 창밖 바람, 커피 향, 사람들 움직임을 온몸으로 느껴 보게. 선택과 집착은 다른 것이지. 흐름 속에서 움직일 때, 너는 이미 자연스러운 조화 속에 있네.


지연은 잠시 말을 잊고 신선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낮고 느린 목소리 속에서 이상하게 마음이 끌려가고, 불안했던 생각들이 서서히 잔잔해지는 것을 느꼈다.

커피 향이 코끝을 스치고, 창밖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들리며, 주변 사람들의 발걸음과 이야기 소리마저 한 점의 배경처럼 느껴졌다.

신선은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웃었다.


껄껄… 마음을 붙잡으려 하지 말게. 흐름 속에 몸을 맡기고 순간을 느끼면, 마음은 이미 바람과 하늘, 별빛이 되겠네.


말이 끝나자, 바람에 흩날리는 외투 자락과 함께 신선은 사라졌다.


지연은 컵을 내려놓고, 창밖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카페 안 은은한 커피 향을 느꼈다.


숨을 고르자, 마음속 답답함이 물결처럼 흘러가며 결심과 후회마저 흐름 속에 녹아들었다.


신선이 사라지고 남은 잔잔한 여운 속에서, 지연은 몸과 마음을 흐르는 시간 속에 맡겼다.






브런치 - 신선 카페 01.jpg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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