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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어당 Mar 11. 2021

'엥겔의 법칙'

단순한 숫자가 아닌 심리적 방어기제를 작동케 한다.

독일의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Ernst Engel)이 1857년 가계지출을 조사해 보니 저소득층 가구일수록 식료품 구입에 지출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 가구일수록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것이 낮음을 발견했는데 이를 ‘엥겔의 법칙’이라 하고 총가계 지출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엥겔지수’라 한다.

    

엥겔은 개별 가정의 소비지출 행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던 중 엥겔의 법칙을 발견하였고 <인간의 가치>, <작센국의 생산과 소비 상황>(1857), <벨기에 노동자 가족의 생활비>(1890)를 저술하였다. 이후 경제학자들이 경제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경제지표를 사용하는데 ‘엥겔지수’가 가구 지출의 대표적인 경제지표로 이용된다.     


특히 식료품은 살아가면서 필수적인 것으로 반드시 구입해야 하고 또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소비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최소한의 식비는 지출해야 하지만, 소득이 높아진다고 식료품비가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는다. 이렇게 때문에 소득이 높아지면 엥겔지수는 낮아지게 된다.   

   

엥겔의 법칙(Engel’s law) ‘엥겔지수 통해 생활수준을 분류해보면 지수 25% 이하는 상류(최고도 문화생활), 25-30% 중류(문화생활), 30-50% 이하는 하류(건강생활), 50% 이상은 최저생활 70% 이상은 극빈층으로 구분한다. 계산법은 (식료품비/ 생계비) X 100 = 엥겔지수가 된다.      

 

현재에는 소득 상위 20%인 5 분위 엥겔지수와 소득 하위 20%인 1 분위 엥겔지수가 점점 벌어지는 추세이다. 이는 소득계층 간의 양극화 현상의 심화를 보여준다. 또한 70대 이상의 엥겔지수는 점차 높아지고 30세 미만의 엥겔지수는 점차 낮아져 세대 간에도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지수만으로 구체적이고 객관적 상황 판단을 할 수는 없다. 지수는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표현들인 “경기가 좋다. 안 좋다.”를 좀 더 객관적으로 들어다 볼 수 있고 현대사회의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엥겔지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1980년 42.9%, 1990년 32.5%, 1995년 25.1%로 점점 낮아지다 1997년 외환위기 27.5% 다시 높아졌고 이후 점차 낮아져 2019년 11.4%에서 2020년 12.9%로 다시 높아졌다. 이는 2000년 1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 19로 세계경제가 휘청이고 나라 경제도 힘든 상황에서 각 가정의 경제는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일 것이다. 특히 세계적인 판데믹의 여파가 국내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어 소득은 제자리이고 식품값은 ‘금값’이 되어 천정부지로 치솟아 올라 엥겔지수를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이상 기온과 조류독감 등으로 농산물과 달걀 값 등이 두 자릿수 넘게 오르며 공산품 또한 따라 올라가 소득 대비 생활비에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일이 많아진 것도 체감물가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이다.

     

식료품비는 16,9% 급증하고 외식 비중은 –11.3% 감소했다. 가계소비 중 기본 생계를 위한 의식주 지출 비중도 36.8%로 200년 37% 이후 가장 높았다고 한다. 식탁 물가 급증에 부동산 비용 상승과 맞물리며 먹고사는데 필요한 돈 이외에는 지출이 상대적을 줄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엥겔지수가 높아지면 다른 곳에 쓸 돈이 줄어들었고, 이는 생활수준의 하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저 먹고살기에 급급한 경제적 상황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현재 정부는 다양한 정책과 여러 가지 대책으로 경제 상황을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의 급등과 LH 공기업 직원들의 투기, 주식시장 등락장세 등으로  경제 박탈감에 따른 심리적 엥겔지수 상승과 국민들의 실망을 회복할 수 있는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대책과 우리들의 마음을 달래줄 진심 어린 노력이 함께해야 한다. 생활물가가 올라 더욱 힘들어진 엥겔지수 30-50% 비율이 더 높아지기 전에 말이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 경제상황의 반등을 위해 선제적 준비가 필요하다. 급격히 사라질 경제적 가치 외의 것들 즉 사회적 가치를 지닌 것들을 지켜내고 지속시킬 준비가 필요하다. 세상의 기준이 경제적 우위로 정해지지 않고 사회적 연대를 통한 경제적 빈곤이 가져오는 사회적 고립을 해결해야 한다.

     

엥겔 법칙을 발견했던 엥겔이 주목했던 가정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볼 때이다. 엥겔은 1인이 살아가며 필수적인 것을 연구했던 것이 아니고 한 가정이 잘 꾸려질 때를 필요한 것들을 바라본 것이다. 사회의 기본 단위가 한 사람이 아닌 가족이라는 것을 새삼 느껴진다.    

 

엥겔지수는 하나의 지표일 뿐이고 그 사회의 경제적 변화를 단편적으로 보여줄 뿐이지만 이를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그 숫자가 나타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도 있다. 단순한 숫자가 아닌 심리적 방어기제를 작동시켜 더욱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단순히 20년 만에 지수가 올라간 것으로 볼게 아니라 이 지수의 변화가 우리 힘든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왔으면 한다.


특히 코로나 19로 더욱 힘들어진 노년층과 청년층 그리고 소외된 저소득층을 위한 장기적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포스트 코로나 19 시대에 더욱더 힘들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금융자본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부동산과 맞물려 돌아가며 자본이 없는 사람들은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하려는 청년들과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싶은 노년들 그리고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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