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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어당 Mar 12. 2021

김치

김치, 파오차이의 크나 큰 차이

김치가 중국과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중국은 김치는 파오차이(泡菜)의 한 종류라 하며 중국 전통음식이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김치를 판매하려면 ‘파오차이’ 표기를 의무화하였다고 한다. 이는 중국 내 식품 표준에 따르지 않으면 한국산 김치도 판매할 수 없도록 강제한 것이다.

     

김치의 유래와 역사를 찾아보려 ‘한국학 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역사 부분에 중국 최초의 시집 <시경> “밭두둑에 외가 열었다. 외를 깎아 저를 담그자.”  구절에 () 바로 김치라 쓰고 여러 가지 중국 문헌을 들어  () 한나라  낙랑을 통해 부족 국가 시대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짐작된다 기록하고 있다.

     

김치의 주권이 문제가 된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학술적 기록이 김치의 중국 유래를 인정하고 원조가 중국에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물론 많은 문화는 교류하며 전승되고 발전하고 계승되어 남거나 사라진다. 하지만 모든 문화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나라 문헌이 없다는 이유로 중국 유래를 기정사실로 해버린 것이 문제이다.

     

김치가 한국과 중국의 자존심 싸움의 불씨 된 것은 중국의 자국 중심적 역사와 문화를 해석하고 종주국임을 주장하는 동북공정, 김치공정 때문이지만, 이에 우리 정부와 학계 등의 무대처가 더욱 문제인 것이다. 단순히 외교적 경제적으로 밀접하여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 아무런 조치가 없는 것은 중국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이며, 학문적으로도 종속되어 버리는 계기가 된다.  

   

어찌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 우리의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중국 문헌을 들어 김치의 중국 유래를 주장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일본 <정창원문서>나 <연희식> 따위의 문헌을 예를 들어 일본의 채소 절임도 김치의 한 종류라 할 수 있는가? 중국-백제-일본으로 전래되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고유의 김치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서양의 피클도 중국의 파오차이의 한 종류일 뿐인 것이다. 문화의 기원과 역사를 찾아보기 위해서는 많은 문헌과 기록도 중요하지만, 그 문화를 깊이 들여다보고 실제적 연구를 통해 특징과 연관성을 찾는 통찰이 필요한데 단순하게 문헌에 따른 기록이 이렇다는 것은 단편적 연구의 기술일 뿐이다.

     

김치의 유래를 생각해보면 먼저 채소를 장기적 보관하고자 하는 한민족의 노력의 결과라 볼 수 있다. 냉동기 발명 이전 식재료를 보관하는 방법은 몇 가지이다. 대표적으로 소금에 절이는 염장, 바람과 햇볕에 말리는 건조, 초나 꿀에 담그는 절임. 연기를 쏘이는 훈연, 효소를 이용한 발효 등의 저장법은 오랜 인류의 노력의 산물이다.

    

이중 김치는 염장과 발효를 기본으로 식초 등을 이용한 절임법 등도 사용된다. 이 저장법은 세계 인류의 공통적인 방법이다. 이를 각 민족이나 인종이 각기 다른 방법으로 활용하여 고유의 음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서양의 피클을 대표로 하는 채소 절임. 중국의 파오차이, 한국의 김치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피클, 파오차이, 김치가 같은 음식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기본적인 저장 방식은 같지만 형태와 맛이 다르고 특히 그 문화와 지역성에 따라 맛이 다르다. 단순히 파오차이나 피클에 고춧가루 넣는다고 김치가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오래된 역사적 산물인 김치를 단순하게 과학적으로 담그는 방법이 같으니 같은 음식이다라고 하는 것은 많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형태와 만드는 방법만이 맛의 고유성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치를 김치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오랜 문화적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오랜 시절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송두리째 일본제국에 빼앗긴 역사를 되새겨야 한다. 단지 중국이 김치란 이름을 자국화시키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하겠는가? 이것은 장기적 문화 공정이며 우리 한민족을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만들기 위한 동북공정의 마지막 정점인 것이다.

     

정부와 학계는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 마냥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지켜보다가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기고   다시 되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일제 36년을 겪었고  두배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한 문화와 역사의 사례를 겪지 않았던가? 이번 기회를 빌어 새로운 이론 정립이 아닌 정확한 우리 중심의 사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것이다. 중국은 조만간 <한국민족 문화대백과사전>의 김치 편을 근거로 우리 김치의 중국 유래를 기정사실화 할 것이다. 김치가 파오차이의 아류이며 종속적인 것이라며 더욱 널리 알릴 것이고 또한 한국 학계도 인정한 것을 이제와 부정한다고 하지 말란 법이 없다.


이제라도 우리의 김치를 김치라 부를 수 있는 정체성 찾기와 학문적 연구가 뒷받침이 되어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인 ‘김치’를 지켜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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