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숙 만들기, 파주 임진강 어부집, 손탁커피, 차돌삼합
2월 6일 일요일
지난 주간 일기는 토요일에서 끊었었구나.
일주일 씩 밀리고 있는 주간 일기,그래도 아주 빼먹는 주간은 없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침에는 커피를 내리고 어글리베이커리의 빵들을 잘라서 아침으로 먹었다.
냉동된 연어를 꺼내서 로제파스타를 만들어 점심. 면보다 소스가 더 많았다.
저녁에는 먹고 싶었던 치킨을 주문했다. 호랑이치킨은 처음 먹어봤는데, 처음에는 입에 착착붙고 맛있는데 이렇게 양념이 많은 치킨은 한번에 많이 먹기 어렵다.
친정에서 받아온 배를 하나 꺼내어 배숙을 만들어 봤다.
나는 과일을 많이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특히 사과, 배 같은 단단한 과일은 의식적으로 먹지 않으면 냉장고에서 차갑게 시들어가는데, 겨울이다 보니 배숙이 생각나서 시도.
인터넷 블로그에는 보통 배 속을 파내어 그릇처럼 사용해서 쪄 내는 형태가 많은데,
해바라기찜틀밖에 없으면 (가운데가 손잡이처럼 올라온 것) 배를 가운데에서 찌기 어렵고, 서점에서 책을 뒤적거리다 조금 다른 레시피를 발견했기에 변형해서 시도해 봤다.
- 배숙 만들기
배 1개, 물 1.5kg, 흑설탕, 꿀, 통후추, 생강청, 대추편
- 원래 레시피는 생강달인 물에 간을 하여 배를 약불에 익히는 거지만, 생강청이 있으면 그럴 필요가 없겠다.
- 흑설탕 20g, 백설탕 60g 레시피였으나, 부엌에 흑설탕밖에 없던 나는 80g 비슷하게 때려?넣고 부족한 듯한 달달한 맛은 꿀을 더 넣어서 맞췄다. 생강청도 입맛에 맞는 정도로 적당히.
- 통후추를 넣은 배를 설탕물에 넣고 약불에 10분 정도 끓이면 된다.
-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지면 배가 점점 더 물러지는데 너무 무너지지 않기만 하면 되는 것 같다.
- 이렇게 만드는 방식의 좋은 점은, 배를 끓여낸 물 또한 꿀차처럼 달달하게 마실 수 있다는 건데, 이걸 시원하게 냉장해서 마시면 그야말로 압권이다.
2월 7일 월요일
치킨이 남으면 다음날은 치킨볶음밥을 만들어 먹는다.
후식으로 배숙 하나. 시원한 꿀차? 배숙차? 뭐라 할지 모르지만 이 달인물도 그렇게 맛있다.
2월 8일 화요일
세상에 저녁 먹고 일하자고 나온 날이었는데 곱창을..............
음식은 맛있었으나 그 날 팀장의 히스테리?는 정말 힘들었던. 그런 시대는 지났네요 선생님.
2월 9일 수요일
제육볶음을 하고, 두부 반 모를 데워서 저녁. 배숙도 디저트로 세트로 함께.
2월 10일 목요일
아빠의 화원에서 받아온 진한 핑크색 히아신스와 노랑 앵초가 꽃을 막 피운다.
우리 집이 햇볕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실내에 두어 바람 닿기도 어려울텐데 참예쁘다.
2월 11일 금요일
금요일은 재택, 있는 거 꺼내서 차려먹는 점심이다.
저녁으로는 또 같은 제육볶음. 어쩔 수 없다! 비슷한 걸 돌려 먹더라도 매번 주문해 먹는 것보다 낫지.
2월 12일 토요일
어부집에 갔다. J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한바퀴>를 어느 날 보다가 발견했는데,
참게매운탕을 하는 집. 참게매운탕은 먹어 본 적이 없지만 저건 백퍼 맛있을 거다, 가보자!
아쉽게도 참게 철은 아니라서 양이 적어 메기매운탕에 참게를 추가하는 식으로 주문했다.
주말에 사람이 되게 많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이라서, 그리고 오후2시를 넘긴 시각이라 기다리지는 않았다.
민물매운탕을 먹어본 지가 하도 오래돼서 맛이 기억이 안 날 정도였는데,
민물 특유의 물비린내 같은 것도 하나도 안 나고, 참게는 아주 고소하고 맛있었던 집.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참게 손질도 해주시고 나오는 반찬도, 특히 두부가 맛있었던 곳이다.
카페로 이동.
가보고 싶었던 파주 손탁커피로. 찾아 봤더니 서교점에서 시작한 곳인듯..!
원두를 살까말까 고민했지만 뭔가 사고 싶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기분, 초코칩이 들어간 스콘이 아주 맛있었던 볕이 좋고 널찍한 카페였다.
어이없게도 그냥 집에 가기는 아쉬워서 모드니에 들렀더니 10만원이 순삭.
기본 세트로 결혼할 때 구매했었던 광주요 식기가 이제 너무 기본기본이라 다른 걸 써보고 싶을 때도 된 것 같아서 하나씩 집다 보니 이렇게나 많이...
덴비의 면기와 밥그릇을 샀고, 면기는 입구가 좁고 깊어서 생김새가 독특하다.
J는 일본식 식기에 약간 로망이 있다. 설거지만 아니라면 나도 아주 공감하는 감성이다.
저녁으로는 차돌삼합을 먹었다.
원래는 차돌삼합이 목적이었는데 내가 채끝살을 사놓은 게 있어서 우리 차돌까지는 못 먹겠다,
채끝삼합? 이라고 할까. 관자는 식감도 맛도 참 좋은데 이렇게 굽는 것 외에는 파스타에 조금 넣을까? 어떻게 먹어야 할 지 사실 레시피가 떠오르지 않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표고버섯이랑 새송이버섯도 굽고, 양파장아찌까지 곁들이면 고깃집 같다구.
밥도 볶아야지. 원래 숙주를 같이 볶아서 고기랑 먹으려고 했는데 숙주김치볶음밥이 돼 버린.
2월 13일 일요일
엘카페 로스터스의 에티오피아산 Samuel Degelo 원두 끝.
너무 라이트해서 아이스로는 전혀 풍미가 살지 않았던, 뜨겁게 마셔야 했으나 취향이 그렇지 못해 아쉬웠던 원두. 점심에는 갑자기 이삭토스트가 너무 먹고 싶어서 J가 사다 줬다. 그래 이 맛이야.
어느 순간 너무했다, 라고 느껴졌던 인덕션 가장자리를 가득 두른 우리가 마신 와인병들.
와인병들이 기름때와 고춧가루를 얼마나 흡수해 줬는지 모두 끈적거리기도 해서 정리 하기로.
앞으로 인덕션 옆의 벽면은 무엇으로 메꿔야 기름으로부터 하얀 벽을 보호해 줄 수 있을까.
쌀국수도 쌀국수집 못지 않게 맛나게 만들 수 있다. 요즘은 육수가 너무 잘나와서.
이날 저녁은 숙주에 고수까지 있어서 맛있게 쌀국수 한 그릇.
황금사과가 많이, 8개나 남아서 냉장고에서 차갑게 시들시들해 가고 있어서 만든 사과잼.
J는 사과를 최대한 다지고 나는 채칼로 썰어내고, 설탕 때려부어서 계속 중불에 저어주면 된다.
설탕이 흑설탕뿐이라 색깔은 좀 어둡지만 진짜 맛있다.
처음 해본 때보다 훨씬 잘된 사과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