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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니언수프 May 01. 2021

잠자리에 들기 전에 쓰는 글


나와 비슷한 사람 유형을 분류하는 말이 있겠지만, 나는 대체로 외부 사건이나 타인보다는

나에게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나는 누구인지, 나는 내가 될 수 있는지,

그런 게 무의식 중에는 인생 최대 과제인 것처럼 그렇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에 대해 질문이 많지 않고

무엇이든지 그러려니 하고 잘 잊는 게

단점이자면 단점이다.


결혼 후에 나를 10% 쯤은 잃어버린 것 같아,

라며 그 다음 말론 아이를 낳으면 결혼 전의 나는 거의 다 잃어버린다고, 누가 그랬는지는 이미 잊은 얘기가 있다. 그러면 그 이후에는 이전의 나는 잃었고 새로운 나를 알아가게 되는 걸까. 나는 결혼이라는 이벤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지는 증명하기가 어렵지만, 최근 몇 년간은 그전에 알았던 것보다 좀더 나다워진 것 같은데 말이다.


가끔 J가 나보다 먼저 피로해하고 잠을 청하러 침실로 들어가는 날이 있다. 혼자 있을 때 나는 조금 더 짙게 나다워진다.


거실의 조명은 모두 노란 조명으로 바꾸고,

지난 일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하는 날도 있었고,

간단한 요리 - 멸치다시마 육수를 만들거나 양배추를 찌는 등 과정이 단순한 것 -를 하거나,

좋아하는 여가수(아이유)의 뮤직비디오와 콘서트 영상, 좋아하는 크로스오버 그룹(포레스텔라)의 무대를 유튜브로 틀어 놓는다. 

음, 포레스텔라는 J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지금까지 몰랐을 그룹이다.


오늘도 그런 날이다.

바이브계정에서 재생 순위가 최상위에 들 것이 자명한 곡의 무대를 유튜브로 찾아 듣는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지상최대의 과제라고 쓰는 사람 치고는 너무 안 어울리는 곡이다.


나에 대한 글이라며 시작해 놓고 우리에 대한 글 같아 머쓱해진다. 자러 가야지.


https://youtu.be/-H6iivvGUc4

함께라는 이유로 두렵지 않다는 건

눈물날 만큼 힘이 되는걸


- 작사가 선생님 부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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