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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니언수프 Jun 27. 2021

SQLD (SQL개발자) 합격 후기

먹을 것 없는 이야기



합격했다.

정신머리 없어서 이틀이나 지난 오늘에야 시험 결과를 확인했다.


이 시험에 도전하는 매우 많은 학생과 직장인들이 있는데 사실 이 자격증만으로는 실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흔히들 말하는 비전공에 노베이스로 회사에 입사했지만 관련된 직군에서 오래 일했다.

그래서 '저는 비전공에 노베이스인데 합격했어요!' 라고 하기에는 좀 어불성설이고 SQLP을 공부하는 게 차라리 스스로에게 도전적인 과제였을 법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 자격증에 도전한 이유는 있다.


2020년에 직군을 바꿨다.

나는 컴공은 고사하고 공대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내가 있고 싶은 곳과 실제 내가 속하는 곳의 괴리 때문에 마음고생을 좀 오래 했었는데 여러 가지 계기로 입사 9년차에 원하는 직군으로 변경을 하게 됐다. 그런데 사실 9년이면 저는 경영학과 출신인데요, 보다는 차라리 저는 IT직군입니다, 하는 게 자연스러운 모양새가 되는 기간인지라 아쉬움도 없지 않아 있었다.

지금도 좀 있다... 아직은 해 보라면 엑셀보다는 쿼리를 훨씬 잘 돌릴 것 같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여튼 나에게 SQLD는 지난 9년간의 경력을 랩업 하고자 도전한 자격증이다.

아니면 회사 인적사항에 등록해서 내가 나중에 현재 직군에서 일 못하게 되면 '저는 그래도 SQL은 좀 하는데요' 하고서 다시 나를 찾아줄 법한 IT직군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 아주 약간의 퇴로를 마련하였다고 해야 할까. 아니, 내가 나중에 어쩌다가 이 회사 못 다니고 경단녀가 됐다가 다시 재취업 할때도 조금은 도움이 안 되려나, 그런 마음도 있고... 신혼이라 시간도 좀 있고... 등등.



공부방법은 수많은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를 뒤져서 역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노랭이 책을 사서 공부했다.

1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응시일정이 비슷하게 겹치는 ADsP를 같이 공부하고 있었는데, ADsP까지 하자니 좀 벅찬 거 같아서 그건 중간에 포기하고 (한번에 2개 자격증을 따 보고 싶었는데 역시 욕심) 노랭이만 마지막 며칠 열심히 봤다. 전체적으로는 2번 돌렸고, 쿼리가 너무 길게 나와서 헷갈렸거나 내가 풀어 놓고도 기억이 잘 안 나는 문제들만 다시 풀어보고 갔다.

사실 실무에서 잘 안 쓰고 잘 못 봤던 함수도 많아서 그런 건 공부를 좀 하고 가야했다.


☆☆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정말 노베이스이지만 시간은 좀 있으신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게 있다.

오라클을 다운받든 어쩌든 실제 테이블을 두어 개 만들어 놓고 쿼리를 직접 만들어서 수행해보는 게 이해가 쉽고 잘 와닿으실 것 같다, 라고 남겨 두고 싶다.

텍스트로 공부하면 이해가 잘 안 가는데 쿼리를 많이 돌려 본 눈으로 보면 쉽게 또는 당연하게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들이 노랭이에도 많아서 그렇다. 나도 노랭이가 헷갈릴 때는 진심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귀차니즘이 나를 이겼다.


여튼 이런 점수로 합격했다.

과락이 있는 시험은 원래 고득점일 수록 창피한 건데 그래도 나는 그동안 회사생활 뻘짓은 안 했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은 합격 소식이다.

이제 펜 한 줄 안 갖다 댄 노랭이 팔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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