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마지막주
소고기 미역국, 잡채, 잡채 볶음밥, 오롯
8월 23일 월요일
벌써 8월의 마지막주. 지난주 쯤부터 이미 공기가 조금 가을에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녁을 집에서 먹은 날.
콩나물은 한 번 사면 1/2는 콩나물무침을 할 수 있고, 1/2는 국을 끓여 두면 양이 딱 좋다.
콩나물국은 개인적으로는 새우젓과 소금으로 반반 정도 간 하면 시원한 것 같고, 식혔다가 아예 냄비째로 냉장해 두면 J가 더 좋아함.
집에서 만든 만두를 에어프라이어에 튀겼다.
8월 24일 화요일
사진을 조금 너무 가까이서 찍었나?
야근을 하느라고 밖에서 저녁을 먹은 날. 회사 근처에서 새로 생긴 카레집에 갔는데 완전 맛있음.
야근....야근싫어.
8월 25일 수요일
월급날. 이직 러쉬 시기에 나는 비교적 동기들에 비해 월급에 대한 불만이 적은 편이었는데, 이제 와서 어느 정도 상승된 월급을 받아 보니 그 전에 도대체 얼마나 안 올랐던 건가 그런 생각도 들고....
진작에 이 정도 받았어야 하는거 아닌가? (그땐 왜 그렇게 무뎠던 걸까?)
J의 생일 하루 전날, 저녁에 집에서 부랴부랴 준비한 미역국과 잡채.
잡채는 집에 있는 신선한 버섯, 당근, 파프리카를 채썰어서 볶아 주고, 당면을 따뜻한 물에 불려서 5분 정도 삶고 간해서 다같이 볶는다.
이 정도만 적는 건 심플한 버전의 설명, 나는 블로거 봉스의 레시피를 비슷하게 사용했다.
처음 만들어 본 잡채인데 이정도면 선방 아닐까?!
미역국은 그래도 여러 번 끓여 봐서인지 이번이 제일 잘 된 것 같다.
진짜 한우 양지를 써본 건 처음인데 양지를 굳이 써야 한다고 하는 이유를 알겠다.
끓일 수록 양지는 다른 부위의 소고기보다 훨씬 많이 부드러워진다.
엑셀로 채워지는 야근보다 이 편이 훨씬 보람있어.
8월 26일 목요일
J의 생일.
그리고 피할 수 없었던 야근.
8월 27일 금요일
목요일 점심부터 J는 계속 같은 걸 (미역국과 잡채) 식사로 먹었지만 나는 처음 먹는 것이라 그런지
저녁 세팅한 사진이 굳이 저렇게 찍혀 나왔다.
내가 했지만 미역국은 진짜 너무 맛있어. 어릴 때는 미역의 미끌거리는 식감이 싫어서 한 그릇을 반도 못 비우곤 했다.
재택을 많이 할 때는 퇴근하면 나가서 산책하고 마트구경을 하는 일이 잦았는데, 그것도 오래된 일 처럼 느껴져서 한강 산책을 하고 마트에 다녀왔다.
건어물은 잘 생각이 안 나는 입맛이지만 어쩐지 육포나 말린오징어 같은 걸로 맥주를 한 잔 하고 싶어서 보다 보니 한치 발견.
집에 있는 땅콩이랑 같이 구워 주니까 이거 술집 안주 같잖아.
만족스러운 야식.
8월 28일 토요일
요즘 삼립에서 퀄리티가 좋아진 식사용 빵이 여러 종류 출시됐는데 이건 크랜베리롤.
빵은 기성제품을 별로 기대하지 않는데 꽤 잘 나오고 있다.
베란다에서 자라고 있는 녹두의 세 번째 수확.
꼬투리가 네 개째다. 베란다에서 저렇게 자랄 수 있다니... 작은 성취감을 자주 느끼게 되어 좋다.
이제는 끝났나보다, 했던 가지도 빼꼼 고개를 내밀어 자라고 있다.
남은 잡채로는 잡채 볶음밥을. 어쩌다 보니 나는 말만 꺼내고 J가 볶아 줬는데, 대학 시절에 정문 앞 후미진 곳의 식당- 배꼽시계 -에서 팔던 잡채볶음밥이 생각나서 그랬다. 엄지척!
이 날 점심에 냉장고 속 반찬이 김치 빼고는 모두 끝나 버려서 충격받음.
J에게 선물한 새 운동화.
쉽게 잘 선택하지 않는 형광톤이 산뜻하고 너무 예뻐!
아파트앞에는 버스가 많지만 대부분 영등포-당산 방향으로 가고, 딱 하나의 버스가 합정-홍대-신촌으로 가는데 오후 늦게 둘이서 이 버스를 탔다. 닌텐도 스위치 하다가 하루를 통으로 날려 버릴 것 같아서 무계획적이지만 일단 나갔다.
왠지 파스타를 먹고 싶어서 합정에서 가려던 파스타집에 전화 했는데, 요즘은 6시 이후 2명 제한, 대부분 10시나 9시 전에 close해 버리기 때문에 예약 없이는 괜찮은 레스토랑에 방문하기는 힘든거 같다.
합정은 패스하고 대흥에서 내리기로 하고, 산책을 엄청 하고 싶던 기분이라서 학교도 가고 경의선숲길도 걷고 커피도 한 잔 사 마시면서 많이 걸었다.
신입사원 때인가 자존감이 떨어질 때? 업무 주도권을 잡지 못했을 때? 학교에 되게 가고 싶었지만 간 적이 거의 없는데, 가면 뭐하나 싶어서였다. 둥지 떠난 새가 다시 돌아오고 싶은 것처럼, 요즘 그 오래 된 감정이 약간 다시 올라오는 시기인가 보다.
내가 소속한 곳에 가기 싫었던 경험은 '회사'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원때는 특히 학교를 자주 그리워했다.
오랜만에 가 본 학교는 내가 기억하는 모습이 아니라 너무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나는 어쩐지 학교에 가면 좋다.
저녁은 즉흥적으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적고 돌아다녔던 '오롯' 에서.
파스타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지라 우니어란 파스타를 고르고, 블랙페퍼 카이센 볶음과 에비스 생맥주 한 잔. 둘다 맛있다 :)
약간 양이 모자라서 메뉴를 하나 더 시켰는데 사연이 좀 있는 츠....쿠....네...
감동적이었다는 후기도 있으나, 음, 그래도 맛있었다.
이 집은 생선을 먹으러 한 번 더 와야겠다. (과연 정말 다시 갈수있을지)
내 사진보다 J가 찍은 사진들이 더 낫네.
집에 와서는, 반찬이 하나도 없으니 감자볶음과 버섯볶음을 만들어 뒀다.
밤에는 엄마한테 받은 마늘을 다듬고, 빻고(다지는 건 J가) 하느라 시간을 꽤 보냈다.
2021년에 집에서 마늘 다듬어서 다진마늘 만들어 놓는 건 다 외주로 돌리는 일인 줄 알았는데, 부득이하게 이렇게 되는 경우도 있다.
유튜브 파도타기 - 추억의 팝 스타들,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레이디 가가, 에이브릴 라빈,보아 등등... -를 몇 시간 동안 하다가 2시에 잤다.
난 중학생 때 뭘 본 걸까?
8월 29일 일요일
삼립 크랜베리롤과 함께 하는 아침. 매일 생크림요거트도 맛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