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도 햇살도 지나가고, 남는 건 나의 걸음
사무실에서 13년을 보냈습니다.
전화기 옆, 회의실, 그리고 내 책상.
익숙한 공간에서 익숙한 일을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익숙한 일과에 새로운 움직임들이 더해졌습니다.
아침 출근 전, 식당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줍니다.
그 뒤엔 사무실로 들어가 본래의 업무를 이어가죠.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홀 서빙을 준비하고,
점심이 끝나면 다시 책상으로 돌아옵니다.
주말이면 백화점 팝업 행사장으로 가서 건강 식단을 설명하고,
산책하는 동네 주민에게도 전단을 건넵니다.
이쯤 되면 나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왜 이런 일까지 하지?”
처음엔 부끄러웠습니다.
아는 사람을 길에서 마주칠까 봐 곁눈질하게 되었고,
그 시선이 사람 때문인지,
아니면 아침 햇살과 오후 자외선이 유난히 따가워서 그런 건지
헷갈릴 만큼 내 마음은 조금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바라보다가,
하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라” (골 3:23)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 (마 25:40)
나는 내려온 게 아니라 확장된 것이었습니다.
내가 움직이는 자리마다,
누군가는 우리의 브랜드를 알게 되고,
내 진심이 전해지는 순간들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사무실에 앉아 있던 나,
거리로 나온 나,
그리고 오늘도 경험을 나의 것으로 흡수하려는 나.
이 모든 내가 함께 있는 하루입니다.
햇살이든 자외선이든,
곁눈질이든 따가움이든,
오늘도, 해봅니다.
“아침 햇살부터 백화점 조명 아래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