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시간

#9 마침내

by 온정선

그것은 정말 꿈이었을까?


그날 이후부터 나는 실제보다 더 생생한 꿈의 기억을 갖고

타인과 눈인 마주치는 것을 피하는 습관을 더한 채 건조하게 살게 되었다.


더구나 얼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무심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두려워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알고 있다. 방황하는 영혼은 또다시 본능적으로 무의식적인 신호를 내뿜게 되어있다는 것을.


강렬한 영혼의 마주침을 원하고 또 원한다는 것을.


사랑 없는 삶은 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 혼자 떠다니는 운석 같은 존재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끝도 없는 그리움의 고통에서 나를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밖에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고 원하여도 결국 나는 그 길로 걸어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본능적인 다짐.


결국 슬픈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

온전히 함께 할 수 없다면

그 영혼의 마주침이 찬란하고 충만할지라도 그 마음을 감추고 살아갈 것이라고.



오래전 k가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그리할 것이라고.

그러나 나는 이 무의미한 다짐들이 결국에는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직감할 수 있었다.



마침내 홀로 남겨져 추억만을 안고 홀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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