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십(gossip)
신문, 잡지 등에서 개인의 사생활에 대하여 소문이나 험담 따위를 흥미 본위로 다룬 기사
열아홉 살, 고등학교 3학년 때였나?
키가 크고 눈빛이 투명한,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와
늘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눈이 이쁜 친구 한 명이 있었다.
둘 다 눈이 크고 맑아서 그랬는지
자매라고 해도 놀랍지 않을 정도로
왠지 모르게 닮은 두 친구.
우리 셋은 같은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었는데,
공부가 특히 힘겨웠던 어느 여름날.
그 둘이 내게 찾아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나도 모르게
" 1년 후에 나에게 찾아와."라고 말한 것이다.
1년 후에도 너네 둘이 사랑을 맹세한다고 나에게 말해준다면
그때는 너희의 이야기를 들어줄게.
이런 말을 내가 왜 한 거지?
생각도 말도 느린 내가 이렇게 말을 하고 나면 나도 당황스럽다.
그리고 일 년 후
그 둘의 소식은 내가 굳이 찾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한 친구는 너무나 공부를 잘하는 친구였기에 찾지 않아도 들리는 얘기들이 있었고
다른 한 친구는 나와 같은 학교를 다녔기에.
사실 기대도 조금은 했었다.
일 년 후에도 나에게 찾아와 서로 변치 않았다고 말해주기를.
왜냐하면
그림을 잘 그리고 눈이 맑던 그 친구가 나에게 말했었거든.
자기가 나중에 자기들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만들 거라고.
그리고 그 만화 제목은 '가십'이라고
너무나 확신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