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꿈은 조금씩 다르지만, 반복되는 악몽들.
어디서부터였을까? 언제부터였을까?
처음엔 단순한 장면이었다.
무언가를 놓치는 감각,
잃어버릴 것만 같은 슬픔,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다른 사람들의 꿈도 그럴까?
가끔 궁금했지만, 애써 묻지 않았다.
나를 말하는 것 같아서, 그냥 조용히 침묵했다.
그리고 나는 꿈속에서도 조심스럽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 하고,
무언가를 쥐고 있더라도
늘 그것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걸 안다.
깨어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듯한 아침.
나는 밤보다는 아침이 좋다.
꿈이 기대되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한 날들.
그러다 어제, 다시 꿈을 꾸었다.
꿈속에는 색이 다양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미새가 있었다.
그 새는 무언가를 안고 있었다.
숨이 거의 멎은 듯한, 작은 아가새.
어미새는 그 작디작은 몸을 품에 안고,
끊임없이 흔들고, 깨우고, 어딘가를 바라보았다.
슬프지도, 무섭지도 않은
다만, 끝내 포기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 장면을 본 나는 말없이 길을 걸었다.
조금 더 가자, 커다랗고 낮은 흙 웅덩이가 나왔다.
그 안에는 깨진 유리, 플라스틱 조각들이 있었다.
그리고 웅덩이 한켠, 또 다른 어미새와 아가새가 보였다.
이번에는 둘 다 죽어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소리도 없었다.
마음이 아파왔지만,
나는 가만히 지켜보다가
잠깐 멈췄다가,
다시 걸었다.
걸어야만 했으니까.
그리고 꿈에서 깨어난 나는, 한동안 침대 위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 꿈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지금, 무엇을 잊어가고 있는 걸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꿈 이후, 이상하게도 오래전에 잊었던 얼굴 하나가 떠올랐다.
어느 여름날, 대학교 운동장에서 나를 불렀던 목소리.
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울고 있던 그를 두고
조용히 뒤돌아 걸어왔다.
그리고 그날 이후 우리는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나는 울고 있던 그를 안아줄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아마, 이미 오래전부터
그를 조용히 품에 안고 놓아버렸던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