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19
항상 정리하려 한다. 방이든 노트북이든 관계든. 지금도 이런 식으로 나를 정리하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정리만 하지 청소엔 인색하다는 거다. 정리와 청소는 다르다. 정리는 보이는 것만, 청소는 안 보이는 것까지. 그래서 정리는 허울뿐이다. 난 정리는 매번 그럴싸하게 해낸다. 대신 바닥엔 티끌이 무수하겠지. 어제는 작은 방과 거실을 겸하는 부엌을 청소했다. 상당히 더러웠어서 청소해도 깨끗해지지 않은 기분이다. 나도 청소가 필요한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흉내 내는 것부터 하면 되려나, 생각만 하면서 누워있다. 방이 눈에 띄게 더러워져야 청소할 마음이 생기듯이 나를 나름대로 더럽히는 중이다. 얼마나 더 어수선해야 마음이 서는 걸까. 어디를 다녀와 볼까 생각하기도 한다. 계획만 세우고 가지는 못한 목포는 어떨지. 아니다, 그러기엔 내가 너무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