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426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부터 하기 시작한 생각들은 그저 말짱히 해오던 것들에 관해서였다. 노트북으로 우리말 겨루기를 보거나 가끔 참치김치볶음밥을 만들어먹을 정도의 일상 같은 것들 말이다.
나는 조금 더 넉넉한 부엌과 침대가 있어야 했고, 1년간 앉아온 의자가 오래 앉기에는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턱없이 작은 베갯수건을 베개에 얹어왔으며 허위를 부리는 듯 벽에 붙여놓은 것들은 그것이 금방이라도 들통날 것처럼 성겼다. 또, 집에서도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했고 본격적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장비들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