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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 Aug 25. 2018

고양이의 나라

180825

어제저녁,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에 동물의 털이 잔뜩 붙은 사람을 지나쳤다. 조금 전에는 길가의 새끼 고양이에게 물을 주는 배달원도 봤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모르는 사람들이 내 책장에 꽂힌 책을 가져가려 한다. 그 책들은 내 것이라고 말했는데도 들은 척도, 보는 척도 하지 않는다. 몸으로 막자 사람들은 그제야 나를 바라본다. 그러곤 마치 '아, 왜 너인지 알겠다'는 묘한 표정들, 나는 영문을 모른다. 갑자기 사람들이 고양이로 변하기 시작한다. 일반 고양이보다 몸집이 큰 고양이들로 변해간다. 다행인지 모든 사람이 고양이로 변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들의 특성이라면 '고양이'라는 말을 안다는 것. 그들은 누가 부른 것처럼 일제히 어딘가를 향해 걸어간다. 나는 어떤 집 문 앞에 붙어 그들과 몸이 닿지 않기만을 바란다. 마음 같아서는 그 집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거기에도 고양이 몇 명이 있을 것 같아 차마 문을 열지는 못한다. 어딘가를 향하는 고양이들은 나를 신기하게 보면서 걸어갔고, 나는 눈을 감고 고개를 들지 않는다. 이제 고양이들과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마스크가 중요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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