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30
가방 멘 남자아이가 길에서 두리번거린다. 어딘가에 가려는 듯하다. 흐린 날 오후 다섯 시고, 아이는 어디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무언가에서 도망치는 것 같기도 하면서 무언가를 찾으려는 것 갈기도 하다. 길에 사람은 별로 없으며 차는 많이 지나다닌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어떤 다리에 들어선다. 노을 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아이는 바닥을 보며 계속 걷는다. 차들은 매섭게 오간다. 다리를 건너서 강변의 벤치에 앉는다. 강을 본다. 바람이 옅게 분다. 어느새 해가 져 있다. 아이는 어떤 공원에 이르렀고 야경을 보기 위해서인지 높은 곳으로 향한다. 가로등이 가끔 있는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마침내 다다른 꼭대기에는 정자가 있다. 아이는 그 아래에 앉아 하늘을 본다. 아이는 별을 보려고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