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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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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 Nov 13. 2019

부활?

191113

“뚱땡아 복순이 것도 남겨줘야지”

엄마 목소리를 들으며 일어났다. 뚱땡이는 분명히 죽었는데 엄마는 뚱땡이를 불렀다. 마루로 나와 마당을 보니 정말로 뚱땡이가 있었다. 뚱땡이는 죽었고, 장례식도 화장도 분명히 끝냈는데, 엄마 말론 며칠 뒤 집 대문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뚱땡이가 다시 살아있다는 게다.

다시 살아 돌아왔다는 게 말이 되냐,
그냥 비슷하게 생긴 놈일 거다,
얘가 지금 빈자리를 채워줘서 더 진짜 같아 보이는 거다

엄마와 실랑이를 벌이며 뚱땡이에게 다가갔다. 내가 오는 것 같으면 발라당 배를 보이는 거나 턱을 만질 땐 자기 앞발로 내 손을 감싸는 것도 뚱땡이와 같았다. 등과 옆구리에 있는 얼룩도 뚱땡이의 것과 같았다.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지, 이게 말이 되나?’
‘얼마나 더 살려나, 또 가겠네 언젠간’
‘그런데 좋다 지금 뚱땡이 다시 있으니까’

곧장 드는 생각들이 그대로 입으로 나왔다.

내 말을 들은 엄마는
“이기적인 거지. 다시 살겠다고, 자기만 생각해서 온 거지”

그리고 깼다.

엄마는 자장면 먹을 때면 뚱땡이가 생각난다 했다. 양념은 남기고 면만 먹던 내가 자장면 그릇을 들고 자기에게 오기만을 기다리던 뚱땡이가 생각난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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