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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 Dec 02. 2019

짬뽕 모임

191201

선생이 될 예정이다. 사립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쳐야 한다. 회사에 다니며 틈틈이 준비한 임용에 합격했고, 오늘 예비 소집일이다. 신입 교사의 예비 소집일은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사립고다 보니 급여, 복지, 교칙 같은 것들을 미리 안내해준다나.

학교 근처에 가니 맞은편에도 다른 고등학교가 있었다. 그리로 잘못 들어갔다가 제대로 찾아갔다. 주차를 하고 성별로 건물이 나뉜 학교의 공용 로비로 들어섰다. 학생들로 붐볐다. 경계하듯이 보는 아이들의 시선에 긴장됐다.

요리조리 둘러보는데 낯익은 뒷모습이 보였다. 낸 책만 해도 다섯 권이 넘는  평소 시를 쓰고 글도 쓰던 친구였다.  이제는 내가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알던 사람과 무언가를 함께하는 것을 질색한다. 이 친구도 나와 같이 선생이 되는 건가 걱정이 들었다.


나를 알아본 그는 그게 아니고 길 가다 건물이 예뻐서 들어왔다고 말했다. 곧 이쪽 동네로 이사 온다고 한 그 친구는 앞으론 더 자주 보자고도 했다. 짬뽕 모임도 만들자고 했다.


짬뽕 모임, 나는 그러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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