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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 Aug 04. 2020

재개시

200803

직전에 쓴 일기가 작년 8월 5일이다. 거의 딱 1년 만이다.

생각만큼 오래되지 않아서 좋았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그 무언가가 눈에 보여야 한다. 작년, 거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 오면서, 그 거실에 두 개의 책장을 들이며 글과 책을 가까이하기로 다짐하면서 이 수첩에 일기를 쓰기로 했다. 그때 한 달 반도 채 쓰지 못한(매일 쓰는 건 바라지도 않았다) 이 수첩을 이제야 다시 꺼냈다. 계속 쓰지 못했던 이유는 정말 하나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언젠가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책장의 보이지 않는 책 사이에 숨겨두었다. 나름 ‘초고집’이라고 이름 지은 이 수첩에 쓰인 다듬어지지 않은 소심한 글을 누가 읽는 게 싫었다. 그래서 무심하게 숨겼던 수첩을 1년 동안 까맣게 잊었고, 오늘에서야 생각이 났다. 0.4mm짜리  파이롯트 볼펜과 함께 잠깐 방치됐던 수첩을 꺼내 거실 테이블에 놓아두었다. 쓰고 싶은 게 생겨서다. 또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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