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도자기의 아픔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

by 버티기





성호의 입시 결과를 기다리던 어느 날 아침,


상우가 잠에서 깨어 방을 나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엄마, 나 꿈꿨어! 꿈에서 우리 집 베란다에 온통 꽃이 피고 열매가 열려서 정말 아름다웠어.”


꿈 이야기를 하는 상우의 얼굴이 잔뜩 들떠 있었다. 이상하게도 상우는 형에게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꿈을 꾸곤 했다. 형이 '학사반'에서 퇴출되었을 때도, 그전에 뭔가 나쁜 꿈을 꾸었다고 말했었다.


은근히 기대하는 마음이 들긴 했지만, 합격을 바라기에는 욕심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실 서울대 원서를 쓰는 과정에서 성호와 많이 부딪혔다.


당시에는 가·나·다군으로 지원해야 했고, 만약 서울대에 지원했다가 떨어지게 되면 재수를 해야 할 수도 있었다. 성호는 단호했다.


"재수는 절대 하기 싫어."


나는 다시

호랑이 같은 눈으로 아들을 설득했다.

아니, 거의 윽박질렀다.


"수능에는 원서 영역이라는 게 있어. 네가 재수할 결심만 하면, 작은 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거 아냐?"


우리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하지만 성호는 결국

또다시

엄마의 소원대로 해 주었다.





상우의 꿈처럼,

성호는 그 좁은 틈을 비집고 서울대에 합격했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겠다며 헬스장에 갔던 성호가 소식을 듣고 환한 얼굴로 집에 들어왔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기쁨의 눈물'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결실을 맺는 것 같았다.


거 봐,
엄마 말 듣기를 잘했지?


나는 마치 아이를 정성껏 빚고,

말리고,

유약을 발라

천 도가 넘는 가마에 넣어


마침내 하나의 멋진 도자기를 완성해 낸 것만 같았다.




빚음을 당하는 흙의 아픔,

마르는 동안 터질지도 모르는 위태함,

반짝이기 위해 덮인 유약의 답답함,

천 도가 넘는 고온을 견뎌야 했던 시간들.


그 힘겹기만 했던 인내가


모두 아들의 것이었다는 걸,


그때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 AI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