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이라는 병의 치료요법

뜨개세러피 - 일명 뜨개질

by 버티기




'딸그랑~딸그랑~'


쑥스럽게 문을 열었다.

문에 걸린 풍경이 생각보다 요란하게 반긴다.

겨울이 찾아왔고, 고양이 담요를 만들어 줄 겸,

나는 뜨개질 공방에 왔다


뜨개질을 시작할 때마다, 처음 방법을 몰라 선생님의 손길을 잠시 빌린다.

특별히 모양을 내야 하는 건 아니니, 코만 잡아주면 되는 일이다.

마음에 드는 실을 골라 선생님께 내밀고, 사이즈를 묻고, 첫 시작을 배운다.


하나. 둘. 셋. 넷.

숫자를 세며 코를 만든다.

대바늘 끝이 부딪히는 '딸깍'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두드린다.

쿡 쿡 찌르듯 바늘을 넣고, 실을 넘기고, 다른 쪽 바늘로 받기를 반복한다.


몇 줄 뜨고 나면, 뜨개 가방에 넣고 집으로 향한다.

따끈한 커피 한잔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파 끝자리.

햇살이 살그머니 나를 감싸주는 자리,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좋은 내 자리다.


그 자리에서 다시 대바늘을 잡는다.

동그랗게 말아둔 털 실이 튕기듯 움직이면, 고양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실타래를 따라간다.

뜨개감이 점점 길어져서 무릎 위에 놓이면, 고양이가 그 위에 올라앉는다.

새로 만든 뜨개 담요가 고양이 털 범벅이 됐다.

상관없다. 어차피 너를 위한 거니까.


뜨개질은 단순한 반복작업이다.

한참을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바늘을 움직이게 된다.

어깨가 아프고, 뒷목이 뻐근해도, 멈출 수 없는 중독성 있는 집중.


그러나 이 반복이 생각을 멈추게 한다.

원하지 않는 생각들이 내 안에서 지나치게 자기주장을 하거나, 생각의 잔상이 나를 괴롭힐 때,

뜨개질은 나의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하는 마법을 부리며 속삭이는 듯하다.


"지금 이 것에 집중해. 다른 생각은 잠시 내려두어도 괜찮아."


그래서 나는 이것을 뜨개세러피라고 부른다.

잡념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소소한 치유.

손끝에서 시작된 단순한 동작의 반복으로, 마음은 평온하게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