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한 번 쏴 보시지요?", 지인의 권유
처음 활시위를 당겼을 때 알았어요. 국궁에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잠자려고 누웠는데 활을 당겼던 그 순간이 막 떠오르지 뭡니까.
'그래, 가슴을 쫙 펴고 몸을 돌리라고 했는데, 이렇게 하는 걸 거야.'
머리 속으로 이리저리 그림을 그려보다가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불을 켜고 거울 앞에 서서 자세를 잡아보았답니다.
▲ 활 쏘는 힘을 기르기 위한 빈 활 당기기
이게 뭔 일이람. 활쏘기가 뭐라고 잠자리를 다 박차고 일어난단 말인가요.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환갑 다 된 나이에 '국궁'에 빠져 버렸어요. 우연인 듯 우연 아닌 듯 '국궁'이 그렇게 찾아왔습니다.
'국궁'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서울 사는 지인이 강화도 우리 집에 놀러 오면서 강화에 국궁장이 생겼다는 소식을 가져왔어요.
"강화에 국궁장 생겼던데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활 쏘는 제 눈에는 그런 게 잘 보여요. 플래카드가 붙은 걸 봤어요."
그이는 말도 잘 타고 활도 잘 쏩니다. 그래서 우리 눈에는 안 보였던 국궁장 플래카드가 그이 눈에는 들어왔던가 봐요.
"국궁은 말이에요, 부부가 하기에 아주 좋은 운동이에요. 제가 보기에 두 분은 활 잘 쏠 것 같아요. 한 번 배워 보세요."
▲ 강화군 국궁장 '강화정'
지인의 권유를 듣고 함께 강화 국궁장으로 갔습니다. 쇠뿔도 단 김에 빼라고 하지 않던가요. 강화읍 용정리에 있는 국궁장은 '강화정'이란 이름표를 달고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국궁장은 다 이렇게 이름 끝에 '정'자를 붙여요. 강화도니까 '강화정'이라고 했나 보네요. 그런데 여기 규모나 시설이 엄청 좋네요. 대회를 치를 수 있을 정도로 좋은데요?"
지인의 칭찬에 괜히 어깨가 으쓱 올라갔습니다.
'그래? 강화정이 시설이나 규모가 크고 좋단 말이지? 그럼 국궁을 배워볼까?'
그렇게 우리 부부는 국궁의 세계에 입성을 하였습니다.
▲ 강화군 국궁장 '강화정'
▲ 강화군 국궁장 '강화정'에 비치되어 있는 연습용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