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해보렵니다.
참으로 오랜만의 주절거림이군요.
뜸하게 영화를 보고 그걸 어설프게 뜯어보는 글을 올리기는 했다만, 제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서 올린지는 벌써 1년 이상이 흘렀네요. 어색하기 그지없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놀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글 쓰는 이들과 삶을 동경해 한 인터넷 언론사에 취업을 했고, 이제 곧 6개월째가 됩니다. 글을 쓰는 직업을 갖고 있는 만큼 항상 쓰고 지우고 생각하는 행위를 습관적으로 하게 됐다는 점과, 그러면서 제 입에 풀칠 정도는 할 수는 있게 됐다는 점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제 기약 없는 작업 속도에 대한 핑계가 될 수 없음은 잘 압니다. 물론 제게 태생적으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하는 중병이 있는 데다, 글쓰기를 취미로 하고 있다가 이게 일이 되어버리면서 오는 부작용, 그러니까 일이 끝나면 글과 멀어져 쉬고만 싶은 몹쓸 생각들에 삼켜져 작업을 못할 때가 잦았다는 것도 말이죠. 솔직히 작업을 해야겠다는 열정조차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았어요. 다 제가 게으르고 무능한 탓 아니겠습니까.
또 전의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스스로가 갖고 있는 '잘 쓰지 못할 거면 아예 쓰지 않는 게 낫다' 생각해버리는 완벽주의 성향 역시 항상 제가 글을 쓰는 걸 막는 걸림돌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글과 멀어지고, 계속 글을 쓰기가 어려워지고, 부끄러워지고... 제가 글을 썼는지 안 썼는지 따위는 저 외에는 아무도 크게 신경을 쓰지도 않을 텐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다시금 제 글을 쓰기로 한 건 그만큼 제 글을 쓰고 싶다는, 또 그래야겠다는 일종의 위기감 때문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것들에 부딪치고 깨지면서 저 자신이 세상을 사는 이유가 ‘스스로를 표현하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기자로서의 삶도 어느 정도는 그와 부합한 삶이기는 하지만, 제가 생각한 '100%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제가 따로 노력을 해야겠다는, 안 그러면 훅 시간이 흘러서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그대로 멈추고 굳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생각이 말이죠. 그래서 뭐라도 작게 시작해보려는 심산에서 이렇게 야심한 밤이 글을 써봅니다. 요즘 일주일이 흐르는 속도가 왜 이리 빠른지 참...
아무튼 이제 카페가 마감할 시간이라 이 글도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겠네요. 금방 또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