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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May 07. 2017

생존의 역사, 나의 역사.

사대보험 납부확인서의 교훈

2007년 ~ 2009년 (주)지앤지라인 - 이마트

2012년 카페베네이수역점

2013년 서회적경제 청년혁신 공공근로

2014년 인디내셔널, 위버멘쉬

2015년 코비온, 택스온 스마트워크 센터

2016년 다산카페, 주식회사 방물단


건강보험 납부 확인서를 받아야할 일이 있어서 서류를 땠다.

일을 시작하면 회사에서 보험비를 내준다.

고용을 하면 회사가 해야할 일 중에 하나이다.


서류를 보며 나는 서울에 와서 어떤 일들을 했으며 어떻게 살아왔나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을 했는데 돈 50만원도 안주던 회사도 있었고,

어떤회사는 인턴이라고 100만원도 안주더니 

어떤 회사는 인턴인데도 100을 넘게 주는 곳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서울생활이 6년차쯤 되어가네.

해마다 이런 문장을 썼던거 같다.


서울생활 4년차, 5년차, 6년차....

어쩌보니 요즘은 '생존'이라는 단어가 익숙하다.

생존... 사람이 사는거다...

나는 왜 요즘 사는게 '생활'이 아니고 '생존'인지 알면서도 인정하기가 싫달까.


어느 영화감독은 먹고살 돈이 없고 희망이 없어서 죽기도 하고...

월세를 못내서 미안하다는 글을 남기고 세상을 뜨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핸드폰 요금을 못내서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람은 정말로 있다.


물론 나도 돈 몇 백이 없어서 세상 가장 가난하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아픈데 돈이 없어서 병원을 못가기도 했다.


위의 일들이 남의 일이라고만 속단할 수 없고,

내 주변에는 이런 일 없을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


2017년 대체 나에게 어떤 역사를 남기려는지...

하루는 세상이 통채로 느리게 가다가..

하루는 뭐닞 모르게 요란하다.


사람을 위한다며 남 좋은 일만 찾아 희생 하던 어떤 친구는

어느날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책상에 쌓인 청구서를 보면서 앞이 깜깜해졌다.

그래서 책상을 청소했다.


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생존이 생활이 될 때까지.

한번 버텨볼 참이다.


희망이 어디 있고 확신이 어디있겠냐만

그래도 나는 운이 좋았고,

지난 날 나의 생존의 역사가...

나의 역사가 여기서 멈추게 하지 않을꺼란 믿음으로..

앞으로 가보는거다.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우는소리 없이 어렵다고 말하고

어렵다고 말하면서 웃고 싶었다.


잘 살아라라는 어떤 어른의 말이 맴돈다.

동시대를 사는 모든 이의 생존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 다같이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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