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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Jul 12. 2017

팟캐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취미로요.

바쁩니다.

바쁜데... 원래 바쁜 와중에 딴짓이 또 챨지잖아요?


팟캐스트 이야기를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팟캐스트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대학시절 <디자인말하기>라는 팟캐스트를 듣기 시작할 때부터였습니다.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홍대 디자인과 교수,..

또 여러 분들이 모여서 팟캐스트를 했는데 내용이 정말 좋았어요.



디자인에 관한 인식과 철학? 은 이 방송 들으면서 다 배웠어요.

근데 음질이 정말 안 좋았습니다. (뭐 그렇다고요)

그래도 꾸역꾸역 들으면서 좋았고 저도 팟캐스트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씽크카페라는 곳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당시 나꼼수 열풍이 한번 지났을 때였고...

많은 단체, 그룹에서 팟캐스트가 탄생활 때였습니다.

그곳에서 카페일 + 팟캐스트 제작을 맡게 되었고...

스튜디오를 만들기 위한 펀딩도 하고 당시 몇 가지 팟캐스트의 

제작 및 편집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중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초반 엔지니어를 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좋은 시도들이었고 저에게 큰 경험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망했어요.

저는 부족했거든요.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콘텐츠 진흥원에서 하는 <팟빙수>라는 팟캐스트 제작 워크샵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제가 속한 조에서 당신의 물건 아이템이 나왔습니다.

물건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를 하자.


파일럿 녹음 마치고 이 아이템은 차후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팀원들께 말했고

팀원들은 동의해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향주를 만났고 <당신의 물건>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즌1을 마쳤습니다.

솔직히 마무리 못할 줄 알았어요.

어찌어찌했습니다.


시즌2 가 시작되었습니다.

멤버가 늘어났습니다.

끝까지 했습니다.

멤버들 덕분입니다..


그 중간중간 저에게 팟캐스트는 어떻게 하는 거냐

하려면 뭐가 필요하냐. 돈은 버냐.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이건 취미생활이고, 팟캐스트를 하는데 뭐가 필요한 건 없다.

녹음실에만 가셔도 절반은 된 거니까 편집이 필요하면 나를 찾아주세요"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문의나 질문은 많았지만 편집 요청은 단 한 건도 없었어요.


그렇게 당신의 물건을 친구들과 게스트분들과 비벼가며

2년가량 진행하며 너무 즐거웠고..

시즌을 마무리할 때 전 더 이상 팟캐스트는 못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본업에도 가끔 지장을 주었지만,

무엇보다... 멤버들의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였고

저는 이 멤버들이 아니면 더 하는 게 의미가 있는가 그런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렇게 한동안 소강상태가 지속되다...

당신의 물건에 게스트로 출연한 적 있는 <농사 안 짓는 농부들> 멤버분들께

팟캐스트 관심 있으셨던 거 같은데 2017년에 한 번 해보시면

도와드리고 싶다고 제안드렸습니다.


내 프로그램을 하기엔 지금은 생각이 없고..

프로듀서로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016년에 한 번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지만

그땐 제가 멀 도와야 할지 어떤 주제로 해야 할지 감이 안 왔거든요.


지금은 방송을 어떻게 하시든 편집만큼은 제가 도와드리겠다 하였고

편집비용도 한번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소정의 편집 비용을 받고 녹음과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네 분이 대표님이 시라 그런지 추진력.. 섭외력.. 막 열정이 넘칩니다.



농사 안 짓는 농부들의 <언더 그-라운드>는 편당 1,000을 넘는 고정 청취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떤 건 3천 명도 넘게 들으셨더라고요.


다음에 에피소드별로 소개를 한번 해볼 참 입니다.

많이 들어 주시 고용..


그리고 같이 일하는 방물단 친구들과 <팟캐스트 방물단>을 하고 있습니다.

(취미치곤 좀 많이 하나..?)


지금은 잠시 제작 중단 상태인데 곧 재개할 예정입니다.

매일매일 보는 사람들과 팟캐스트를 하는 건 또 다르더군요.

그리고 녹음실이 많이 낯선 분들 같아요.

재밌게 하고 싶은데 멤버들에겐 짐이 되는 거 같아서 고민입니다.



저는 라디오를 하고 싶었거든요.

어릴 땐 인터넷 방송을 했고,

학교 방송부를 했고,

대학시절 지역 방송사도 들어갔습니다.


목소리로 전달되는 매체가 좋습니다.

그건 그냥 그 자체로 매력 있어요.

사람들이 보는 것, 듣는 것, 즐기는 것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래도 듣는 것만큼은 해보고 있잖아요?


그래서 참 좋은데...

한 번씩 생각해봅니다.


이 취미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가.

저는 녹음실 안에 들어가는 일도 좋지만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현장에서 무언가 만드는 일도 참 좋습니다.


그렇게 좋으면 팟캐스트를 업으로 삼지라거나

돈을 벌긴 커녕 돈을 쓰고 있는데 왜 계속하냐는 질문을 들으면..

뭐 크게 반박할 말은 없습니다만...


저는 한 가지 일을 하는 것이 꼭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이 취미생활이 저의 기본 행복권 같은 조건은 유지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버겁지만은 그래도 버틸만한 힘을 주거나

그래도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누면서 보람찰 때도 많거든요.

어떨 때는 방송 관련 자문 요청이 요면  나름 좀 뿌듯하기도 해요.

주변에서 방송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이요.



팟캐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취미로요.

이력서에 쓸 수 있어요.

취미 및 특기 : 팟캐스트 이렇게.


뭐 그렇다는 거예요.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

다른 사람들도 아껴줬으면 하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썼습니다.


참, 당신의 물건은 시즌3는

7월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것도 다음에 소개할 날이 있겠지요.


본업도 취미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그걸로 되었다고 스스로 마침표를 찍습니다.

재밌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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