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일 동안 매일 읽고 매일 쓰기 35일 차
"선생님, 왜 나무는 소년에게 주기만 한 거예요?
소년이 나빠요~"
아이들과 고전 읽기 첫 책인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었다.
주고도 또 주고
주어서 행복했던 나무.
아이들 눈에는 나무가 너무 바보 같았나 보다.
매번 아이들에게 읽어주다가
혼자 울컥하고 목이 매이는 구간이 있다.
다 주고도 더 줄게 없어 미안하다는 나무.
그 사랑이 꼭 누굴 닮았다.
그 사람도 평생 줘놓고 더 못 줘서
미안하다 한다.
우리를 키우고 우리의 자식까지 키어준 그 사람.
그 사람이 저 나무 밑동처럼 늙어가고 있다.
소년은 나무에게 존재자체로 기쁨이 되었듯이 나도 그녀에게 그럴 것이다.
내 아들들이 그런 걸 보면 알겠다.
일방적인 사랑 같지만 이미 그들은 존재자체로
사랑을 주고 있었다.
나무의 역할이 되어보기 전에는 몰랐다.
이제야 어른이 되어간다.
주고도 미안해하는 나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나의 육신을 갈아 넣는 것처럼 키워내고 있는 소년들(두 아들)이 언제든 내게 와 쉴 수 있도록
밑동으로라도 건강하게 내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러니 건강하게 먹고 운동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