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일 동안 매일 읽고 매일 글쓰기 26일 차
오전에 글을 쓰면 좋겠지만
이것저것 하다가 저녁 먹고 그제야 시작할 때도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정해진 마감도 없지만
스스로 약속으로 66일을 채워야 하니
매일 밤이 마감이다.
8시가 넘어가도 글감이 안 잡히면
식은땀이 난다.
'오늘은 정말 쓸게 없는데' 하곤 말이다.
그런데 26일 차 어떻게든 글을 쓰니 또 되는 게
신기하다.
글은 마감이 쓴다는 어느 작가의 말이 정답이었다.
학창 시절 개학을 앞두고
밀린 일기를 써 본 적이 있는가?
당장 내일이 개학인데 스무 개가 넘는 밀린 일기를 쓰면서 속이 타들어 갔던 경험이 있다.
"그러게 미리미리 하라고 했지?" 엄마의 잔소리에 후회해 보지만 기간은 정해져 있으니 밤새울 각오로 휘갈겨 써내려 갔다.
그런 기질이 일을 하면서 많이 바뀌었고
미리 해놓아야 마음이 편할 정도가 되었는데
이런, 글쓰기에서 나의 본 기질을 또
마주하게 된다.
그럼 어떤가?
불과 몇 개월 전에는 쓰는 인생이 아니었는데.
마감을 어긴 적도 없고.
나름 열심히 해 온 나를 셀프 칭찬해 본다.
"버츄리~ 잘하고 있어!! 마감 잘 지키는 걸 보니
책임감이 있네~^^"
오늘 수요예배 말씀 중
'두려움은 죽기 싫어 뛰게 하고
사랑은 죽을 각오로 뛰게 한다'는 말이
나의 가슴에 들어왔다.
마감을 어기지 않기 위해서만 글을 쓰다 보면
쓰기 자체가 싫어지기도 할 것 같다.
그러나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가 추구하는 것, 좋아하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풀어나가다 보면 쓰는 이 행위가 나를
뛰게 하지 않을까?
사랑으로 해보자.
브런치가 몰라줘도;;
글 쓰는 이 행위를 사랑해 보자.
마감의 쫄깃함도 즐겨가면 되지 않겠는가?
명색이 브런치 작가인데 마감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도전한 자들만의 특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