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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이모 Sep 15. 2023

첫 동화책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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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을 함께한 저의 첫 동화책이 드디어!!! 출간되었답니다.

상처사진기 나혼네컷 (내일을 여는 책, 2023)


이 책의 시작은 남편과 주고받은 아무 말 대잔치였어요. 남편과 저는 차 안에서 쉬지 않고 수다를 떱니다. 원래 말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졸음을 피하기 위해 차 안에서는 더욱 떠들곤 합니다.


-(남편) 다음 동화책은 뭘로 쓸 거야?

-(나) 글쎄, 음... 요즘 인생네컷이 유행이니까 그걸 소재로 써볼까? 서점가니 자판기, 뽑기, 편의점 등을 소재로 한 동화가 많더라고.

-(남편) 그래? 그럼 사진이 찍히면 과거로 슝~되돌아가는 것도 재밌겠다.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로

-(나) 오~ 나쁘지 않은데? 타임슬립이라는 거지...



며칠 후 또 차 안.



-(남편) 스티커 사진기 책은 어떻게 됐어?

-(나) 아직 시작을 못했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자꾸 미뤄지네. 이런 건 떠올랐을 때 한방에 써야 하는데. 근데 타임슬립 너무 막막하다. 나 판타지는 자신 없는데.

-(남편) 그냥 옛날이야기 적으면 안 돼? 우리 어렸을 적 이야기. 엄마 아빠도 사실 많이 혼나고 그랬단다. 뭐 그런 거.

-(나) 여보, 그게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여요. 디테일한 짜임 그런 게 있어야 돼!

-(남편) 그래? 뚝딱뚝딱 쓰는 거 같길래.



그러다 또 며칠이 지나고, 서점에서 신기방기한 동화책을 만났어요.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주인공의 에피소드가 서로 엉켜있는 옴니버스 식 구조였어요. (알고 보니 등장인물이 모두 아는 애의 아는 애였다는 식)

서로의 고민을 어떤 매개체로 하여금 해소하는 동화였어요.


그러다 문득,


'아!' 그래, 주인공이 꼭 한 명일 필요는 없지.'

'스티커 사진을 꼭 웃으면서 찍어야 하나? 울면서는 찍으면 안 되는 건가?' 란 생각을 떠올랐고, 뭣에 홀린 듯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쓰긴 쓰고 있는데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머뭇거리고 있을 때, 인물의 캐릭터들이 또렷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친한 지인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노래 한 곡이 공유됩니다.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의 세 번째 OST 반대편(이적부름)

https://youtu.be/opRcAayEkCM


"우리는 슬픔의 문을 열고

이 모든 아픔을 거스르고

그대 편으로 넓은 품으로 살아낼 수 있을까"



아픔을 딛고 상대의 편으로, 넓은 품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


노래를 듣는데 '쿵'하고 뭔가 내려앉더라고요. 갑자기 어떤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고, (그중에 저도 있어요)

그렇게 하나 둘 써 내려간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에게 마음의 상처를 찍는 사진기가 있다면

어떤 사진이 찍힐까요?


혼자서만 찍을 수 있는 ‘나혼네컷’에서 마음속에 감춘 어두운 감정을 꺼내세요. 저마다 상처가 있는 현이, 민하, 찬영, 한결이는 우연히 나혼네컷을 만나 슬픔, 분노, 두려움, 혼란스러운 감정을 밖으로 쏟아내게 됩니다. 실컷 울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진 아이들. 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어른이 되고 나니,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쉽게 드러낼 수 없더라고요. 그리고 숨겨진 상처의 대부분은 '가족'으로 인해 생긴 것이 대부분이고요.  아이들을 위해 쓴 동화지만, 쓰는 내내 제가 위로받는 시간을 보냈답니다.


현재 출판 시장의 동화 분위기와는 다를지 몰라도, 꼭 필요한 얘기라 용기 내 썼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구경하기 가능 합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9030748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2430312




-(남편) 그래서 다음 동화책은 무슨 이야기로 쓸건대?


저를 가장 흥분시키는 말이에요. 질문에 대한 답을 벌써 두세 가지는 한 것 같아요. 다음 동화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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