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아이들은

첫째가 졸업을 했다.

by 아는이모

졸업장을 건네받는 첫째를 보는데 뭉클함이 밀려왔다.


- 이 녀석 언제 이렇게 컸지?

- 중학생이라니 고생길 시작이네.

- 친구에게 고민도 비밀도 털어놓을 때구나.

(이제 엄마는 안중에도 없겠지?)


아니나 다를까,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녀석은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사라졌다. 식탁에 덩그러니 올려진 꽃다발을 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밖으로 나왔다.


무작정 버스에 몸을 싣고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이 노래 뭐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제목을 확인했다.

가사를 듣다 마음이 저려온 건 참 오랜만이었기에.


노래 속 가사 한 마디 마디가

열네 살 첫째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악동뮤지션 <그때 그 아이들은>을 소개한다.

https://naver.me/xB4AHRCj


(잠시 가사 감상)


지친 꿈을 이끌고 계속 걷다 보니,

첫발을 함께 떼어 달려왔던 친구들이 곁에 없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닫게 되지.

함께 이뤄갈까 성공해 다시 보자.

지금쯤 현실의 처음을 겪고 있다면 그때와는 다른 웃음 짓고 있으려나.

그땐 함께 영원할 것만 같았지. 어렸던 세상을 걷어내면 비탈지던 저 좁은 길가로 흩어져.

화려하고 순수했던 꿈 너의 두 손에 넘쳐 흘렀던 그 한 움큼은 꼭 쥐고 살아가길.


나로 시작될 거야. 하늘을 날아보자. 지금쯤 턱 막힌 장벽에 날개를 숨긴 그때 그 아이들과 우리의 꿈이

그땐 함께 영원할 것만 같았지. 어렸던 세상을 걷어내면 비탈지던 저 좁은 길가로 흩어져.

화려하고 순수했던 꿈 너의 두 손에 넘쳐흘렀던 그 한 움큼과

그 두 손 모아 기도했던 시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땐 함께 이룰 거라고 믿었지.

작은 손과 발로 서로를 잡고 뛰던 세상이 다였던 우리 어린 시절의 간절하고 행복했던 꿈.

너의 두 손에 넘쳐흘렀던 그 한 움큼은 꼭 쥐고 살아가길.

서투른 삶 걸음으로 상처를 입고 새로운 만남에 세상이 낯설어도 훗날 모두 이뤄 보일 거야

내가 알던 그때 그 아이들은



'순수'하다란 말의 의미를 난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했다.

'난 이런 거 잘 몰라요. 그냥 좋아요.'가 순수함을 증명한다고 오해한 적도 있었다.


순수하기만 한 어른들이 손가락질당하는 걸 그러려니 했고, 순수함을 잃은 어린이들이 일찍 철이 들었다며 대접받는 것 또한 당연시했다.


곱게 간직했던 한 움큼을 모른 척해야

세상 속에 섞여 살아갈 수 있다는 현실을

나도 모르게 받아들였다.


영원할 것만 같던 어렸던 세상에서

가득 품었던 내 한 움큼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생존과 경쟁에 떠밀려

남들처럼 살라고 강요하는 사회에서

나대로 살아가기를 잊거나 포기하는 시대.


마음속 한 움큼을 차마 들여다보지 못한 채

쳇바퀴 돌듯 사는 게 안정적이라 생각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 너를 곧 보내야 한다는 게

사실 난 두렵고 미안할 뿐이야.


열네 살, 3월을 앞둔 너는

순수한 마음으로 온전히 그 시절을 보냈으면 해.

언젠가 묻히고 빛이 바래 버릴지라도

너의 두 손에 넘쳐흘렀던 그 한 움큼은 꼭 쥐고 살아가길.


어설픈 어른이 아닌 그때 그 아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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