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좋다. 오래간만에 봐서 재밌다?
18년 4월 9일 <인크레더블 2>를 조조로 본 이후 온 가족이 영화관을 찾은 건 1년 2개월 만이다. 아이 셋을 키운 다는 의미는 생활면에서 남들과 다른 면이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가 부부끼리의 문화생활을 남들처럼 누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끔 장모님 카드를 사용해서 영화를 보는데 마지막 본 게 18년 1월 <1987>이니 1년 반이 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내는 훨씬 일찍부터 문화생활이라는 자체에 기대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나는 늘 아내와 영화관에 가는 것을 꿈꾸지만 장모님도 직장생활과 모임들이 있기 때문에 쉽지가 않음을 받아들이고 서서히 마음에서부터 부부 문화생활 자체를 내려놓게 된 듯싶다.
최근에 들어서 금요일 밤에 아이들을 다 재워놓고 아내와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게 딱 우리에게 맞는 문화생활'이다. <터미널>,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를 봤는데 내용보다 아내와 함께 문화생활을 아이들과 분리된 시간에 마음껏 누릴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서두가 길었지만 앞서 이야기한 우리 집 맥락을 이해해야 '영화 한 편을 영화관에서 본다'는 의미를 좀 더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총평-다양한 반응들 아들 1 아들 2 딸 모두 영화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3세 딸은 자파가 나올 때마다 나에게 머리를 파묻고 숨었고 8세 아들 1은 정글북이 더 재밌었단다. 5세 아들 2만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흥미롭게 재밌다 한다. 아내는 알라딘 영화음악이 다음날까지 입에 맴돌아 미치겠다고 했다. 나는 재미, 감동, 내용, 연출 등 전체적인 평점을 8점(10점 만점)을 주고 싶다.
기억에 남는 세 가지
하나, 내용이야 뻔하지만 눈을 즐겁게 하는 볼거리가 많았다. 특히 알라딘이 첫 번째 소원으로 자스민 공주와 어울리는 왕자가 되고 싶다고 했고 듣도보도 못한 나라의 왕으로 자스민 공주를 찾아가는 행차(퍼레이드) 장면이 인상 깊었다. 미국 디즈니랜드에 가면 이런 퍼레이드를 보는 건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나중에 아이들과 온 가족 디즈니랜드에 가보리라.
둘, 명대사 1. 자스민에게 자신이 알리바브 왕자라고 완벽히 속인 알라딘은 앞으로도 거짓말을 이어가기로 결심하는데 그의 모습을 본 지니는 "거짓으로 얻는 게 많아지면 진짜로 얻는 건 작아진다"라고 충고를 건넨다.
정직한 자의 성실은 자기를 인도하거니와 사악한 자의 패역은 자기를 멸망하게 하느니라 잠11:6
명대사 2. 오직 지도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자스민에게 알라딘은 "세상은 직접 바라봐야 하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이어 알라딘은 자스민을 양탄자에 태우고 신나는 모험을 떠난다.
책을 통해서 아는 것으로 내가 진짜 안다고 착각하고 내가 마치 책의 내용의 사람이 된 것처럼 위선적인 삶을 살게 되기가 너무 쉬운 것 같다.
알라딘의 교훈을 빌리자면 진짜 '아는' 자리에 가려면 경험주의자적 태도가 필요함을 교훈하는 것 같다.
안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짜 (경험적으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셋, 알라딘이 자신의 마지막 소원을 지니가 사람이 되는 데 사용한다. 지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었지만 램프 안에 갇혀 살아야 했다. 늘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어떤 주인에게도 그것을 강요할 수 없었다. 알라딘은 지니가 보여준 인간적인(?) 호의 때문인지 알라딘이라는 사람의 캐릭터가 그래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마지막 소원을 그렇게 사용한다.
나는 내가 가진 것을 얼마나 가치 있게 사용하고 있는가? 돈과 시간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가? 내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다른 사람을 위해 넉넉한 마음으로 사용하고 있는가? 자문하게 한다.
결론 토요일 오전 온 가족 즐거운 영화를 통해 마음도 즐겁게 하고 인생의 교훈도 얻고 올 수 있어 땡큐 한 하루였다. 다음 가족영화는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