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치료 온라인 읽기 모임
어젯밤 줌 수다모임에는 2기로 처음 참여하시는 선생님들 뿐 아니라 1기에 이어 2기 연속으로 참여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함께 했는데요. 작업치료 읽기 모임에 대해 좋은 피드백을 주셔서 모임을 오픈한 제가 큰 격려를 받았습니다. 어제 수다 모임을 간략히 스케치해보겠습니다.
매일 기사를 찾고 읽는 게 습관이 되었어요. 선생님들이 공유해 주신 질 좋은 다양한 읽기 자료를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쑤스데이(1, 2기 참여)-
모임에 참여하면서 기사를 대충 보지 않고 꼼꼼히 끝까지 읽는 습관이 생겼어요. 시간이 생기면 자연스레 기사를 찾아 읽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도 놀랐고요.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내용을 토대로 생각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작업이 또 다른 작업을 낳는다는 말이 이런 의미인가 싶네요. 모임이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sgsg(1, 2기 참여)-
혼자 마음을 먹더라도 지속하기 힘든데 매일 아침 현황판을 보면서 동기부여 받고 규칙적으로 찾아 읽고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해봉이(1기 참여)-
이렇게 훈훈하게 시작한 수다 모임은 각자 한 달간 읽었던 내용을 짧게 나누고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다 1
신입 치료사라는 닉네임으로 참여하고 있는 구직 중인 예비 작업치료사 선생님은 학부생 때부터 커뮤니티 케어에 관심이 많아 책도 보고 기사도 많이 읽어왔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또 커뮤니티 케어를 체험하기 위해 일본 기관을 방문했던 이야기도 공유해주었는데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학부생 때부터 작업치료의 전문성뿐 아니라 작업치료사가 속해 있는 사회 속에서의 역할을 고민하며 거시적인 안목을 갖기 위해 공부하고 실제로 발로 뛰었던 모습이 정말 멋졌습니다. 어떤 곳에서 이 선생님을 데려갈지 모르겠지만 작업치료계에 필요한 인재가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수다 2
재활전문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쑤스데이 선생님은 병원에서 만나는 클라이언트의 퇴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나눠주셨어요. 퇴원하여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작업치료사의 전문성이 발휘되어야 하는데 실제 퇴원을 앞둔 상황에서 퇴원을 권하긴 하지만 동시에 현실에서 클라이언트가 맞닥뜨려야 하는 어려움을 알기에 확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는 내적 갈등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병원 상황도 나눠주었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어쩔 수 없다'는 공동의 합의와는 별개로 외출과 외박이 제한되어 클라이언트와 보호자 모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재활치료 외에 코로나 때문에 가중된 클라이언트와 보호자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줄 장치는 병원 어디에도 없고요.
들으며 준비 없이 맞닥뜨린 코로나의 아픔을 교훈 삼아 이동이 어려워 고립될 수밖에 없는 클라이언트와 보호자를 병원 환경에서라도 품어주고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줄 대책이 병원과 작업치료 서비스에서도 나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다 3
소아 작업치료 영역에서 입이 떡 벌어질 경력을 가지신 선생님(해봉이)께서 이어 이야기를 나눠주셨는데요. 역시 이슈는 코라나였습니다. 대면 치료가 어려워지자 잉여시간에 학부모 교육 관련 무료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신 이야기, 그 연결고리가 실제 비대면 형태의 치료 (교육) 서비스로 연결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 또한 작업치료사의 중요한 자질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 환경뿐 아니라 개개인의 상황이나 맥락들도 변하기 때문에 이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중재하여 클라이언트의 작업 건강을 지켜줄 윤리적 의무가 작업치료사에게 있음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수다 4
조금 늦게 입장한 sgsg 선생님은 세심하지 못했던 초기 k방역 코로나 대응 매뉴얼이 장애인에게는 또 하나의 장벽이 되었다는 기사 내용을 나눠주셨어요.
코로나를 모두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매뉴얼이 장애인들의 장애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여 당사자와 가족이 겪어야 했던 고충이 뒤늦게 이슈와 되기 시작했는데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사회 전반의 안전장치와 매뉴얼이 더 성숙하게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다 5
나눌 내용을 글로 깔끔하게 정리해 오셨던 호떡 덕후 선생님은 최근 협회보에 실린 전병진 협회장님의 인터뷰 내용을 나눠주셨어요. 인터뷰 말미에 '작업치료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자기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기의 삶을 사랑하지 못한다면 클라이언트의 삶을 사랑할 수 없다"라고 하신 협회장님 말씀이 마음에 닿아 생각에 감기기도 했다고 이야기를 나눠주겼어요.
같은 내용도 다른 사람의 언어로 들으니 또 다른 감동과 메시지로 들리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수다 6
마지막으로 나공방(본인)은 '주치의가 답이다'라는 책에 대해서 나눴습니다. 책 한 권을 챕터별로 읽고 짧은 글을 단톡방에 남기다 보니 착의 문장을 재료로 내 생각을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책을 덮고 나면 그 자체가 책의 심층 리뷰가 될 것 같고요. (아직 조금 남았네요).
책 서두에 왜 1차 의료를 기반으로 한 주치의 제도가 현재와 앞으로 초고령화 사회를 맞닥뜨릴 우리에게 해답이 되는지 통계적 데이터로 설득력 있게 이야기합니다. 더불어 협동조합 차원에서 주치의 제도를 실험적으로 시행했던 아름다운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향후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서 만들어 가야 할 돌봄 공동체의 큰 그림을 보여주었고요.
솔직히 협동조합의 사례들이 사람 중심 케어라는 점에서 감동적이었지만 여전히 버겁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아요. 하지만 협동조합의 사례들을 보며 나도 내가 있는 위치에서 힘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우리의 문제이고 우리 자녀들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나중에 이 책에 대한 리뷰는 따로 공유해보겠습니다.
조촐하게 모인 수다 모임이었지만 단톡 방에서 닉네임으로만 알다가 비록 랜선이지만 대면하고 수다를 떨 수 있다는 자체가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운영하는 사람이 가지는 피로감도 쌓이고 있었는데 오늘 수다 모임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가야지 하는 의욕이 생겼습니다.
작업치료 읽기 모임 2기가 이제 한 달 남았는데요. 앞으로 3기 4기 쭉쭉 지속하면서 이 모임 안에서 서로에게 의미 있는 사회적 작업들이 찾고 실행하게 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꿈도 꾸게 되었습니다.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는 한 달 동안 단톡 방에서 멤버들이 읽고 공유했던 책 리스트입니다.
<작업치료 읽기 2기에서 읽힌 책들 >
커뮤니티케어와 작업치료
주치의가 답이다
감각통합과 아동
심리 원리: 틱장애
72호 협회보
Willard and Spackman's Occupational therapy 13th: Ecological models
Answers to questions teachers ask about sensory integration
장판에서 푸코 읽기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어쩌다 정신과 의사
작업치료에 관한 10가지 생각
작업치료, 상지 매뉴얼에서 작업으로
<정책자료 및 공식 문서>
장기요양 치매 환자의 특성별 급여 이용행태 분석(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OTPF-4
차분하고 급진적인 국회의원 장혜영 2020 의정보고서 전체
<웹툰>
열무와 알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