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묘하다

부모님과 여행 1일 차 기록

by 작업공방 디렉터

묵직한 패밀리카 렌트, 처음 와 본 도시, 출근하지 않은 아내,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까지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국면에서 자신과 함께 하는 타인을 조명해 보는 시간이다.


올해 아버지 나이 70세다. 인생 마지막 차를 뭘로 살지가 이동하는 차에서 대화 주제 중 하나였다. 실속형으로 할 것이냐 명예형으로 갈 것이냐를 두고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자가 소유한 집이 없는 아들을 두고 항상 숨은 염려들 드러내시기도 하는데 자기 집 마련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한참을 이야기하시고 우리 부부도 부모님 이야기에 동의했지만 다음 주제로 넘어간 후 자문해 보면 온 인격으로 동의하지 못한 꺼림칙함이 남는다. 얼마나 생각하기는 쉽고 말하기도 쉬운가 그러나 행동하기에 사람이 얼마나 굼뜬가 생각했다.


여행이라고 아이들은 들떠서 가는 곳마다 뛰어다니는데 돌아다닌 곳들이 전부 '도예 전시관', '도예 공방'들이다 보니 잔소리와 협박만 더 많이 한 것 같은 죄책감이 마음 한편에 있다.


내일은 하루종일 원터파크에서 죽치고 놀 계획이다. 잔소리 파도가 아닌 진짜 물파도를 맞으면 신나게 놀아줘야겠다고 다짐한다. 좋으면서도 좋지만은 않은 여행, 그러나 현실에서 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여행은 참으로 묘하다. 내일도 그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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